[SFC] 영원의 피레나
일어 제목 : 永遠のフィレーナ
제작 회사 : Tokuma Shoten InterMedia Inc. (徳間書店インターメディア)
출시일 : 1995년 2월 25일
장르 : 롤플레잉
등급 : 일반용
캐릭터 디자인, 원화 : 高田明美 (たかだ あけみ)
게임 설명
밍키 모모, 포켓 몬스터, 기동전함 나데시코 등의 여러 애니메이션에서 각본을 맡았던 각본가이자 소설가인 슈도 타케시(首藤剛志)가 월간 애니메이션 잡지 Animage에 연재하였던 동명의 소설(총 9권으로 완결)을 게임으로 제작한 작품으로 1992년에 총 6화로 구성된 OVA로 제작되었으며, 소설 삽화, 애니 및 게임의 캐릭터 디자인을 타카다 아케미(高田明美) 화백이 맡았습니다.
해양국가로 번창했던 휘로세라는 제국의 침공을 받아 결국 왕궁은 바닷속으로 가라앉게 되고 멸망하기 직전에 국왕의 명령으로 왕녀 피레나는 신하와 함께 탈출하게 됩니다.
이후 통일을 이룬 제국에는 제국시민, 속국민, 제국시민에게 봉사하는 크레티아로 구분되는 계급사회가 됩니다.
특히 크레티아는 직업과 출산 등 모든 일에 대해 자유가 없으며 남자는 일생 제국시민이 모인 경기장에서 구경거리에 지나지 않는 검투사 대회에 출전하여 서로 목숨을 건 사투를 벌어야 하고 여자는 창부로 살아야 하는 비참한 계급입니다.
피레나는 바로 이 크레티아 계급으로 여자이지만 남자처럼 길러집니다.
세월이 흘러 피레나는 자신의 아버지격이자 검투사 훈련사인 제나 밑에서 맹훈련을 이겨내며 검투사의 실력을 쌓아 검투사로 데뷔할 날을 맞이하게 됩니다.
하지만, 예선전에서는 제국시민을 즐겁게 하기 위한 시나리오에 따라 자신의 형(물론 가짜)과 대결하여 죽이게 되고, 결승전에서는 자신의 스승인 제나와 대결하여 죽이면서 우승을 차지하게 되지만 주위 사람들(물론 제국시민)에게 형과 스승을 죽인 악마 같은 놈이라고 손가락질당합니다.
스승인 제나가 죽기 직전에 남긴 말에 따라 검투사 대회의 시나리오 작가인 네스트의 도움을 얻어 제국 내 도서관에 몰래 들어간 피레나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되었고 제국의 검은 악마 부대가 이 사실을 알고 주인공을 쫓게 됨에 따라 피레나는 도망자 신세가 되면서 피레나의 여정은 시작됩니다.
원래 여자이지만 남자로 길러진 피레나의 영웅기담으로 제국의 핍박에 항거하는 반란군과 함께 제국의 우두머리를 무찌르고 새로운 나라(휘로세라)를 건설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동료는 진행에 따라 자주 바뀌게 되는데, 주인공의 아내라고 자처하는 여성인 리라(데뷔 전날에 밤을 함께 보내라고 준 여성), 남편(=가짜 형)을 죽인 주인공에게 복수하겠다고 덤볐던 미리카, 제국시민이지만 제국의 억압에 대해 반대한 네스트, 늑대의 피를 이어받은 늑대개 갯피 등 좀 독특한 설정입니다.
그 중 주인공의 아내라고 자처하는 리라가 가장 눈에 띄는 존재입니다.
피레나가 여자인 것(첫날밤에 가슴을 보고 알게 됩니다.)을 알게 되지만 피레나와 행동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는 여성으로 피레나에게 묘한 감정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밀항선 내에서 피레나 옆에 있고 싶다면서 피레나의 잠자리에 들어오는 리라의 모습, 여행 중에 잠시 쉴만한 곳을 찾아보자는 피레나의 말에 자신을 내버려두고 가버릴 생각이냐면서 피레나에게 매달리며 엉엉 우는 리라의 모습, 부부 사이에 어리광도 부리고 싶다는 리라의 모습을 보면서 명목상의 아내가 아니라 실질적인 부부간의 사랑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임 시스템은 마법이란 것이 없는 대신 한 번에 무기를 3개까지 장착하여 무기마다 익히는 무기 기술을 이용해 전투를 벌이게 되며 전투 시스템은 파이널 판타지 4, 5의 리얼타임 배틀 시스템과 이스트 폴리스 시리즈에서 선보인 방향키마다 할당된 커맨드 명령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여러 게임의 장점을 가져와서 만든 시스템이라는 것인데 이 게임만의 특색 있는 전투 시스템이 없어 좀 아쉽습니다.
하지만, 언제든지 저장할 수 있는 기능과 적절한 장소마다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가 있기에 게임을 진행하기 편했으며 리라의 천사 노트에서 자동 전투 설정을 할 수 있어 전투를 쾌적하게 펼칠 수 있습니다.
다만, 필드에 등장하는 적에게 얻는 경험치가 중간 보스들을 무찔러 얻는 경험치보다 많아 보스를 무찔렀을 때의 만족감이 부족하며 등장하는 아이템 수가 너무 많아 원하는 것을 쉽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20여 시간을 투자하여 엔딩을 봤지만 원작을 모르는 상황에서 플레이했기에 작품 배경과 캐릭터 관계에 대한 상세한 설정, 검은 악마 부대라는 존재, 마지막 보스가 왜 증오이어야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기에 한번 원작 소설 및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보스전의 직전, 주인공과 동료의 능력치 화면.
총 시간이 24시간 20분 정도로 표시되어 있는데, 에뮬레이터의 가속 기능을 이용해서 실제로는 18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마지막 보스전의 한 장면으로 이 전투를 포함해 4~5번의 전투가 연달아 이어집니다.
다행히 한 전투가 끝날 때마다 HP와 TP가 가득 채워지기에 머리를 싸맬 필요는 없습니다.
실질적인 보스는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된 존재이자 태어날 수 없었던 존재인 증오인데, 두 번에 걸쳐 싸우게 됩니다.
맨 마지막에는 로봇(=인조인간)까지 등장하더군요.
(제국은 신인류를 위한 인간 실험을 자행했었는데, 그 성과 중 하나가 이 인조인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국을 무찌르고 휘로세라 국의 부흥 그리고 반란군과 함께 자유로운 세상을 만들기로 한 피레나가 밤의 해안 언덕에서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회상을 끝내면 게임 제작팀의 소개로 끝을 맺습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피레나가 결국 자신의 나라를 부흥시키고 왕이 된 후 리라를 왕비로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지만 그런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는데, 피레나는 왕이 되어 사람들 위에 군림하기보다는 사람들과 함께 자유로운 세상이 만들어지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후 피레나와 리라의 관계가 어떻게 진행되었을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