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용 애니메이션인 소중한 날의 꿈을 제작한 애니메이션 제작사 연필로 명상하기에서 국어 교과서를 통해 친숙한 우리나라의 단편 소설인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김유정의 '봄봄',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을 원작으로 하여 제작한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2014년 8월 21일에 개봉한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애니메이션이 곧 개봉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오래전에 읽어 내용을 거의 잊어버린 각 소설을 다시 읽어 그 감동과 재미 그리고 슬픔을 다시 느낀 후에 극장에 가서 애니메이션이 원작 소설의 분위기를 잘 영상화했는지에 초점을 두고 감상했는데, '메밀꽃'은 소설의 문장대로 새하얀 메밀꽃이 온 세상에 피어 있는 들판을 잘 묘사하였고 '봄봄'은 판소리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방식이 꽤 신선하고 주요 인물의 익살과 해학을 잘 나타냈으며 '운수 좋은 날'은 주인공 김첨지 역을 맡은 성우 장광 씨의 연기 그리고 칙칙하고 우울한 경성의 비 내리는 모습을 통해 더럽게 운수가 좋았던 김첨지의 심경을 잘 나타냈기에 영상화를 꽤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메밀꽃'에서는 초반에 주인공 허 생원의 과거 이야기가 갑자기 나타나서 잠시 헷갈릴 수 있고 '봄봄'에서는 소리꾼의 소리에 인물의 대사가 묻히는 부분이 있고 데릴사위와 장인어른이 서로 불알을 잡는 부분에서 목소리 연기가 실감 나지 않았으며 '운수 좋은 날'에서는 소설과 마찬가지로 김첨지의 그 대사로 그냥 끝맺었으면 더 좋았을 거로 생각합니다.

전체적으로 우리나라의 문학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정보를 찾아보니 다음 작품으로 황순원의 '소나기', 김동리의 '무녀도', 나도향의 '벙어리 삼룡이'를 다룬다고 하여 기대가 되며 꾸준히 제작되어 우리나라의 다양한 소설을 애니메이션으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s 다른 사람의 감상글을 읽어 보니 김첨지가 아내를 위해 설렁탕을 사는 장면으로 끝맺어 아내를 사랑하는 김첨지의 마음과 비극을 더 극적으로 보여줬다고 평하던데, 다시 생각해보니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Posted by PC98 Librar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