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몇 쪽에 불과한 초단편소설에서도 독자를 깜짝 놀라게 하는 결말의 반전을 선보여 코믹 SF의 거장으로 유명한 프레드릭 브라운(Fredric Brown)이 쓰고 서커스출판상회에서 2016년에 출판한 프레드릭 브라운 단편선인 아마겟돈(From These Ashes : The Complete Short SF).

이 책에 수록된 단편 중에서 웨이버리(The Waveries)는 라디오에서 딧-딧-딧 신호가 들리면서 신호의 원천을 찾다가 전기와 전파를 먹는 외계생명체가 지구에 몰려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번개가 사라지고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것(라디오, TV, 자동차, 핵폭탄, 원자력 발전소 등)이 작동하지 않게 되어 전기 없이 생활하는 세상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세간의 좋은 평가대로 설정과 이야기 전개가 매우 흥미로워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하지만 전기와 전파를 먹는 외계생명체라는 설정에서 이상한 부분이 눈에 띄는데, 그 외계생명체 때문에 번개 같은 자연 현상과 인간이 만든 모든 전기가 사라지는 것은 이해하지만 핵폭발 같은 아원자 단위에서 발생하는 전자기력도 먹는 그들이 왜 지구의 모든 생물이 발생시키는 생체 전기를 완전히 무시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생체 전기가 매우 미약하여 그들의 관심사가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그렇다면 지구 전체에서 발생하는 전기보다 거대한 태양에서 발생하는 전기가 엄청나게 크기에 지구가 아닌 태양으로 가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더욱이 매우 강력한 전파를 내뿜는 블랙홀이나 초거대항성이 그들에게 더 낫겠지요.)
그래서 그 설정을 더 탄탄하게 하여 이야기를 이끌어갔다면 더 좋았겠다고 생각합니다.

p.s 이 단편의 설정을 보니 전자기로 이루어진 외계생명체가 지구를 침략하여 모든 전기를 마비시키고 모든 생명체를 분쇄하는 상황을 그린 영화 다크 아워(The Darkest Hour)가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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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몇 쪽에 불과한 초단편소설에서도 독자를 깜짝 놀라게 하는 결말의 반전을 선보여 코믹 SF의 거장으로 유명한 프레드릭 브라운(Fredric Brown)이 쓰고 서커스출판상회에서 2016년에 출판한 프레드릭 브라운 단편선인 아마겟돈, 아레나(두 권 모두 From These Ashes : The Complete Short SF를 분책한 것임.)를 읽어봤는데, 아레나에 수록된 단편인 화성의 거북(Six-leggeed svengali)에서 이상한 부분이 눈에 띄었습니다.

주인공인 스펜서는 에버튼 박사가 이끄는 탐사대와 함께 금성의 동물을 포획하는 일을 하다가 자신이 에버튼 박사와 대원들에게 금성의 진흙거북을 잡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 하였지만 그 말과 진흙거북에 대해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사실 진흙거북이 자신을 발견한 사람의 기억을 조작하여 일시 기억상실증에 걸리게 한 것임.), 335쪽에서 이런 문장이 등장합니다.

박사가 말했다. "우리가 합의한 내용이 기억 안 나나?"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이상한 부분은 바로 고갯짓의 해석에 대한 것입니다.
영어에서는 무조건 Yes는 긍정, No는 부정이기에 "밥 안 먹었니?"에 대해 밥 먹었다면 "Yes, 밥 먹었어요.", 밥 먹지 않았다면 "No, 밥 안 먹었어요."라고 하고 고개를 끄떡이면 Yes, 고개를 저으면 No가 되기에 위 문장에서 주인공의 행동은 기억 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한국어에서는 질문에 대해 맞다면 네, 틀리면 아니요이기에 "밥 안 먹었니?"에 대해 밥 먹었다면 "아니요, 밥 먹었어요.", 밥 먹지 않았다면 "네, 밥 안 먹었어요."라고 하고 고개를 끄떡이면 네, 고개를 저으면 아니요가 되기에 위 문장에서 주인공의 행동은 기억난다는 뜻입니다.

원래 이 소설은 영어 소설이기에 영어 독자라면 주인공의 행동을 아무 문제 없이 이해하겠지만 이 책은 한국어로 번역되어 한국어 독자가 읽는 상황이기에 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이 기억난다는 뜻의 행동은 이상할 수밖에 없어 번역자가 이를 염두에 두고 '나는 고개를 끄떡였다."라고 고쳤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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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도서관에서 읽은 서적으로 역사 교사인 김대갑이 쓰고 노느매기에서 2016년에 출판한 카트에 담긴 역사 이야기 - 상품에 담긴 침략과 혁명의 역사.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수많은 상품을 소비할 때 그저 욕망과 과시를 위해 소비하지 말고 현명한 소비를 하기 위해 상품 속에 담긴 역사적 가치도 고려해보자는 취지에서 쓴 책입니다.
곰 인형 테디 베어와 관련된 미국의 대통령 테어도어 루스벨트가 일본의 조선 식민지화에 앞장선 이야기,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고 일본 자신의 문화와 접목해 새로운 음식 문화(덴푸라, 스시, 돈가스)를 만든 이야기, 청에서 수입하는 차 때문에 점점 늘어나는 영국의 무역 적자를 해결하려고 아편의 밀무역을 하다가 촉발된 아편전쟁 이후에 재탄생한 탕수육 이야기, 러일전쟁 당시에 일본 제국에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발생하는 질병을 막기 위해 만든 정로환의 뜻이 '러시아를 정복하는 약'이었다가 태평양전쟁 이후에 '러시아를 바르게 하는 약'으로 바뀐 이야기, 우리나라의 군사정권 시절에 피카소라는 이름의 크레파스가 반공법 위반에 걸려(피카소가 공산주의자이고 한국전쟁에서 민간인 학살을 주제로 한 작품을 그렸다는 이유) 제조사 사장이 입건된 이야기, 칠레에서 분유 시장을 독점하던 세계적 식품회사 네슬레가 1973년 칠레혁명이 발생하자 손해를 볼 거로 생각하고 미국의 CIA와 결탁하여 쿠데타 세력을 지원한 이야기 등 여러 상품과 관련된 근현대사의 어둡고 불편한 이면을 흥미롭게 소개합니다.
그중에 눈길을 끈 부분이 어린이에게 친숙한 애니메이션이자 협동심과 성실함 같은 교훈적인 내용이 풍부한 '토마스와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쓸모없는 기관차는 폐기되어야 해'라는 대사를 통해 스스로 쓸모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노동자는 언제든지 해고되어야 한다는 가혹한 노동윤리를 주입시키고 '훌륭한 기관차는 싫다는 말을 하지 않는 거야'라는 대사를 통해 사용자의 지시에 불평불만 없이 절대복종하라고 강조하며 등장인물 중에 백인 외의 인종과 여성이 거의 없어 인종차별과 여성차별의 요소가 있음을 언급하면서 이를 영국의 산업혁명과 대처리즘이라는 신자유주의 시절에 자본가 계층이 원하는 사회 질서를 어린이에게 조기교육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하여서 단순히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그 작품의 이면에 그런 뜻이 있었다니 조금 놀랍습니다.

요즘 상품을 품질과 가격만 따져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을 만드는 기업의 사회적 의무에도 관심이 있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기에 상품의 이면에 있는 역사적 사실을 소개하는 이 책을 읽고 나니 앞으로 상품을 구매할 때마다 다시 보는 습관을 지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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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도서관에서 읽은 서적으로 심장병 전문의인 롭 마이어스(Rob Myers)가 쓰고 양문에서 2009년에 출판한 칫솔을 삼킨 여자 - 의사들도 놀라는 0.1%의 의학 이야기(The Woman Who Swallowed a Toothbrush and Other Bizarre Medical Cases).

글쓴이의 임상경험, 의학잡지에 실린 사례, 동료 의사의 대화를 통해 매우 예외적인 질환을 가졌던 환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첫날밤부터 몸이 화끈거리는 증상을 보인 신부가 사실 신랑의 정액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이야기(결국 질 속에 정액의 농도를 점점 증가시키는 탈감각치료를 받음.), 오렌지주스로 다이어트한다며 매일 5리터씩 마신 여성이 고칼륨혈증에 걸린 이야기, 3년 전에 월경을 감추기 위해 질 속에 코닥 필름통을 넣었던 소녀가 충수염에 걸린 이야기, 임신을 바라는 30대 여성이 아침 일찍 비몽사몽에 질 속에 체온계를 집어넣으려다가 무심코 요도에 집어넣고 만 이야기, 시도 때도 없이 오르가슴을 느끼는 여성이 성적 간질에 걸린 이야기, 폭식증에 시달리는 여성이 구토 유발을 위해 칫솔을 사용했다가 삼킨 이야기, 작은 차를 타고 24시간 가까이 운전한 남자가 전신의 근육 손상으로 급성신부전에 걸린 이야기,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던 응급실 의사가 오히려 심장발작으로 쓰러지지만 현장의 여러 의사 덕분에 살아난 이야기, 어떤 물질을 흡입한 후 12시간 넘게 발기를 지속하는 지속발기증에 걸린 소년이 여의사에 의해 성기의 해면체에 갇힌 피를 빼내는 주사 치료를 받은 이야기, 입 냄새가 난다는 여자친구의 말에 엡섬 솔트를 물에 타서 입가심을 자주 한 남성이 만성 마그네슘 중독으로 사망한 이야기 등 해외 토픽, 세상에 이런 일이,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같은 TV 프로그램에서 접하는 사례처럼 의료 현장에서도 뜻밖의 사례가 많다니 인간 세상에는 놀라운 일이 참 많은 것 같고 이런 사례를 소개한 책이 또 있는지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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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도서관에서 읽은 서적으로 로버트 실버버그(Robert Silverberg)가 엮고 오멜라스에서 2010년에 출판한 SF 명예의 전당 1 - 전설의 밤(The Science Fiction Hall of Fame, Volume One, 1929–1964).

1929년부터 1964년까지 미국에서 출판된 과학 소설 중에서 SFWA(미국과학소설작가협회)가 투표로 선정한 상위 15편을 포함해 대표 작품을 수록한 단편집으로 이전부터 SF라는 장르에 관심이 있었지만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유명한 작가의 소설을 읽어보지 않았기에 과학 소설의 여명기부터 황금기로 이어지는 대표작이 수록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는데, 꽤 오래전에 발표된 작품이기에 그때의 참신한 소재와 아이디어가 지금에 와서는 낡은 느낌이 있지만 SF에 바탕을 둔 상상력을 통해 이야기를 흥미롭게 이끌어가는 구성과 설정이 꽤 마음에 들고 책 뒷부분에 작가 소개와 작품 해설이 있어서 각 작품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책에 수록된 13편의 소설 중에서 흥미로웠던 부분과 짧은 생각을 적어봅니다.

1.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의 전설의 밤(Nightfall)
빛이 사라지지 않는 세상에서 빛이 사라졌을 때 생명체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이냐는 독특한 설정이 돋보입니다.

2. A.E. 밴 보그트(A. E. van Vogt)의 무기 상점(The Weapon Shop)
왠지 대영제국의 지배에서 벗어나려는 미국의 독립 전쟁이 생각납니다.

3. 머레이 라인스터(Murray Leinster)의 최초의 접촉(First Contact)
정체를 알 수 없는 두 종족의 첫 만남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철저한 사고실험을 거쳐 해결하는 구성이 돋보이는데 그 결말 말고 다른 해결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4. 아서 C. 클라크(Arthur C. Clarke)의 90억 가지 신의 이름(The Nine Billion Names of God)
짧은 내용이지만 세상의 종말이 시작되는 순간 두 기술자가 하늘을 쳐다보니 별이 하나둘 사라지는 것으로 끝나는 결말이 돋보이는데, 그 결말을 보면서 한 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
종말의 순간에 지구에서 쳐다봤을 때 별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지구에서 3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별이 사라지는 모습은 300만 년이 지나서야 지구에서 보이듯이 하늘에서 별이 사라지는 일은 현재가 아니라 먼 과거에 발생한 것입니다.
즉, 그 별의 시점에서는 미래에 발생하는 일 때문에 현재에 사라져야 한다는 점에서 모든 일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운명론에 바탕을 둔 결말이라고 생각합니다.

5. 톰 고드윈(Tom Godwin)의 차가운 방정식(The Cold Equations)
오빠를 만나고 싶은 한 소녀가 긴급연락선에 밀항했다가 결국 어떤 해결 방법도 찾지 못하고 충격적인 결말로 이어지는 구성이 돋보여 트롤리 딜레마 같은 도덕, 윤리의 문제를 생각해보게 하는데, 이 결말을 반박하며 다른 해결책을 제시하는 작품도 있다고 하니 한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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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도서관에서 읽은 서적으로 등산가이자 사진사이며 영화 제작자인 조지 로우(George Lowe)와 탐험사가인 휴 루이스 존스(Huw Lewis-Jones)가 쓰고 하루재클럽에서 2015년에 출판한 에베레스트 정복 - 전설적인 초등 당시의 오리지널 사진집(The Conquest of Everest : Original Photographs from the Legendary First Ascent).

1953년 5월 29일 오전 11시 30분 에드먼드 힐러리와 텐징 노르가이가 인류 최초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라선 지 60년을 맞이하여 그 당시 등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그 모습을 사진으로 찍은 조지 로우의 이야기를 대부분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163점의 사진과 함께 소개하는 책으로 조지 로우와 에드먼드 힐러리의 첫 만남, 뉴질랜드의 산을 함께 등반하는 이야기, 힐러리가 속한 영국의 에베레스트 원정대에 들어간 후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는 과정, 등반 성공 이후에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환영받은 이야기, 여러 에베레스트 등산가의 회고문이 실려 있습니다.
정상 공격조인 힐러리와 텐징의 곁에서 함께 등반하면서 힘든 상황에서도 그 둘을 위해 미리 길을 개척하고 둘의 성공을 믿었던 조지 로우의 시선에서 등반 과정을 세세하게 묘사하고 함께 등반한 여러 원정대원의 일상 모습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어 당시의 등반 상황을 직접 보는 것 같고 조지 로우의 생각과 여러 등산가의 회고문을 통해 등산가에게 있어 에베레스트는 어떤 존재인지 한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가끔 국내 방송을 통해 유명한 한국 등산가인 엄홍길의 등반 소식만 접했을 뿐 지구의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와 국내외 등산가에 대해 거의 관심이 없었던 차에 이 책을 읽으면서 흥미가 생겼는데, 관련 다큐멘터리나 영화 그리고 책을 통해 등산가의 마음을 사로잡는 높은 산과 이를 오르려고 노력하는 등산가의 모험에 대해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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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도서관에서 읽은 서적으로 심리학자인 김태형이 쓰고 한울아카데미에서 2016년에 출판한 심리학을 만든 사람들 - 탄생부터 발전까지 '인물'로 다시 쓴 심리학사.

처음에는 철학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자연과학이 발달하기 시작한 근대 유럽 시기부터 하나의 학문으로 분화된 심리학의 발전 과정을 다룬 책으로 프랜시스 베이컨, 르네 데카르트, 임마누엘 칸트, 빌헬름 분트, 에리히 프롬,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에드워드 티치너, 버러스 스키너, 막스 베르트하이머, 윌리엄 제임스 등 여러 철학자와 심리학자가 주장한 이론의 탄생과 특징 그리고 문제점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일부 심리학 관련 책을 읽어 봤지만 심리학의 발전 과정을 알 수 없어서 한번 읽어 봤는데, 심리학에 대해 거의 모르기에 책에서 소개하는 여러 이론을 잘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려는 이론이 무척 많고 이론마다 문제점이 있다니 인간의 심리를 제대로 분석하는 것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글쓴이의 주장인지 아니면 사실인지 알 수 없지만 일부 이론에 대해 상당히 비판 또는 비난 어조로 쓰고 있어서 놀랐는데, 특히 현대 심리학을 언급하는 부분에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독점자본가계급의 억압과 경제적 착취 그리고 침략 전쟁을 당연한 것으로 옹호하여 히틀러의 나치당이 신봉한 사회진화론이 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함께 사라졌지만 20세기를 지배한 제국주의 국가인 미국에서 사회생물학과 진화심리학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하여 기승을 부리고 있으며 인간의 심리현상을 인간과 질적으로 다른 동물의 본능과 동일시하는 비과학적이고 반역사적이며 반민중적인 궤변이라고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생물학과 진화심리학에 대해 아는 바가 없지만 저렇게 쓰여 있으니 왠지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될 위험한 이론이고 인본주의 사상을 강조하는 어조가 느껴지는데, 비판을 받는 그 이론에 대해 좀 더 알아봐야겠고 심리학계에도 매우 첨예한 갈등이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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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도서관에서 읽은 서적으로 김지룡, 정준욱, 갈릴레오 SNC가 쓰고 애플북스에서 2011년에 출판한 데스노트에 이름을 쓰면 살인죄일까? - 대중문화 속 법률을 바라보는 어느 오타쿠의 시선.

사람들을 보호하고 사회 정의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지만 평소 잘 알지 못하고 처벌과 책임 의무 때문에 왠지 모르게 불안감이 드는 법에 대해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소설, 만화, 동화 등 대중문화를 예로 들면서 형법, 민법, 헌법을 설명하는 책입니다.
공각기동대, 데스노트,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헐크, 로보트 태권 V, 해리포터, 포켓몬스터, 타짜, 스파이더맨, 트랜스포머, 홍길동전, 피터 팬 등 여러 작품에 등장하는 다양한 상황(로봇이 살인하면 살인죄인가?, 데스노트에 이름을 적으면 살인죄인가?, 야생 포켓몬스터를 포획하면 주인은 누구인가?, 스파이더맨이 악당과 싸우다가 부순 건물은 누가 보상할까?, 홍길동에게 빼앗긴 재산은 누가 배상할까?,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동산인가 부동산인가? 외계인은 국가의 소유인가?, 피터 팬은 웬디와 결혼할 수 있을까? 등)이 현실에서 벌어질 때 법 관련 용어(제조물 책임법, 죄형법정주의, 범죄의 구성 요건, 고의와 미필적 고의, 과잉방위, 부당이득, 법적 무능력자, 손해배상, 선의 성실의 원칙, 권리남용, 삼권분립, 속인주의와 속지주의, 기본권 침해와 제한 요건 등)의 뜻을 설명하고 관련 법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여 해당 대중문화를 잘 알고 있다면 꽤 흥미롭게 읽으며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처음 책 제목인 데스노트에 이름을 쓰면 살인죄일까?를 봤을 때 데스노트에 이름이 적힌 자는 무조건 죽기에 살인과 데스노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봐서 데스노트를 사용하는 사람은 살인죄로 처벌받을 것으로 생각했더니 그와 거의 유사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저의 법 상식에 대해 조금 놀라기도 했지만 평소 법을 잘 몰랐기에 이렇게 다양한 예를 들면서 법을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을 읽으니 법이 인간 사회에 존재하는 이유와 언론에서 나오는 법 관련 뉴스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터라 이와 유사한 구성의 책이 또 있다면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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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수 년 넘게 일부 취미에 관심 두고 있었기에 관련 책만 가끔 구매해서 읽어오다가 2016년 1월에 집 주변에 공공도서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꾸준히 이용했더니 2016년도 이제 끝나갑니다.
처음에는 미술과 음악과 영화 같은 예술, 소설 같은 문학, 자연과학, 반려동물 등 예전부터 관심 두고 있었던 분야의 책을 주로 읽었지만 도서관에 비치된 출판과 독서에 관한 여러 잡지를 읽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여러 책 정보를 접하면서 사회, 환경, 경제, 철학, 전쟁, 정치, 성 노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하나둘 읽으니 조금씩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그렇게 독서의 재미를 알게 되어 이전의 취미생활을 대폭 줄이면서 한 번에 20권을 빌려와 매일 밤늦게까지 읽기도 있고 도서관에 갈 때마다 새로 들어온 책을 살피거나 책장 사이를 움직이며 무슨 책을 읽을지 오래 고민하는 등 1년 동안 열심히 읽었더니 읽은 책이 600권이 넘는데, 한 해 동안 정말 많이 읽었다고 생각하지만 엑셀로 정리해둔 앞으로 읽을 책 목록을 보니 그 수가 엄청나기에 내년에도 꾸준히 독서를 해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한 해 동안 읽은 책 중에 기억에 남는 책을 나열해봅니다.

1. 광속구를 던지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등 엉뚱한 궁금증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재미있게 풀어주는 랜들 먼로(Randall Munroe)의 위험한 과학책 - 지구 생활자들의 엉뚱한 질문에 대한 과학적 답변(What If? : Serious Scientific Answers to Absurd Hypothetical Questions).

2.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와 필립 K. 딕(Philip K. Dick)과 테드 창(Ted Chiang) 등 여러 SF 소설가의 책.

3. 우주비행사의 선발 과정과 우주 비행 중에 겪게 되는 고충(식사, 목욕, 배변, 냄새, 성욕 등)을 흥미롭게 소개한 메리 로치(Mary Roach)의 우주다큐 - 우주비행사가 숨기고 싶은 인간에 대한 모든 실험(Packing for Mars : The Curious Science of Life in the Void).

4. SF 영화를 소재로 하여 철학의 여러 주제를 설명하는 마크 롤랜즈(Mark Rowlands)의 우주의 끝에서 철학하기 - SF영화로 보는 철학의 모든 것(The Philosopher at the End of the Universe : Philosophy Explained Through Science Fiction Films).

5. 인간의 인지능력과 기억에 뚜렷한 한계가 있음을 여러 실험을 통해 설명하는 크리스토퍼 차브리스(Christopher Chabris)와 대니얼 사이먼스(Daniel Simons)의 보이지 않는 고릴라 - 우리의 일상과 인생을 바꾸는 비밀의 실체(The Invisible Gorilla : And Other Ways Our Intuitions Deceive Us).

6. 동적평형 - 읽고 나면 세상이 달라져 보이는 매혹의 책(動的平衡 ~ 生命はなぜそこに宿るのか) 등 생명체가 생명을 이어가는 방식을 자신의 삶과 여러 연구를 통해 설명하는 후쿠오카 신이치(福岡伸一)의 여러 책.

7.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 길고양이와 함께한 1년 반의 기록 등 우리나라와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길고양이의 삶을 사진에 담은 이용한 시인의 여러 책.

8. 서양의 명화를 색다른 시선으로 설명하는 나카노 교코(中野京子)의 무서운 그림(怖い絵) 시리즈.

9. 이 넓은 우주에 외계인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여러 가설과 이론을 소개하는 스티븐 웹(Stephen Webb)의 우주에 외계인이 가득하다면… 모두 어디 있지?(If the Universe Is Teeming with Aliens ... WHERE IS EVERYBODY? : Fifty Solutions to the Fermi Paradox and the Problem of Extraterrestrial Life).

10. 꿀벌이 어떻게 꽃과 새 거주지를 찾아 동료벌에게 알리고 벌떼가 어떤 방법으로 결정하는지에 대한 연구와 실험을 여러 도표와 사진으로 상세히 설명하는 토머스 D. 실러(Thomas D. Seeley)의 꿀벌의 민주주의(Honeybee Democra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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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도서관에서 읽은 서적으로 코미디언이자 일본어학 석사이며 이상한 논문을 수집하는 취미를 가진 산큐 다쓰오(サンキュータツオ)가 쓰고 꼼지락에서 2016년에 출판한 이상한 논문 - 세상에서 가장 유쾌한 지적 수집품(ヘンな論文).

대학 도서관에서 자신의 연구와 관련된 논문이 실린 잡지를 살펴보다가 독특한 주제의 이상한 논문에 관심을 두게 되면서 이런 논문을 수집하는 취미를 갖게 된 글쓴이가 개인적으로 선정한 13편의 이상한 논문을 소개하는 책인데, 아내에게 들키지 않고 혼외 연애(=불륜)를 저지르고 있는 남성의 심리를 연구한 논문, 인간과 일부 동물에게 왜 하품이 전염되는지 연구한 논문, 원래 여학교였다가 남녀공학으로 바뀐 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의 외견 변화를 연구한 논문,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활용해 끝말잇기를 얼마나 오래 할 수 있는지를 연구한 논문, 여자 가슴의 출렁임과 브래지어 위치가 어긋나는 일 사이의 관계를 연구한 논문, 일본의 탕파(뜨거운 물을 부어서 몸을 덥히는 용기) 종류와 역사를 십수 년에 걸쳐 수집하고 연구한 논문 등 너무 평범하거나 너무 독특해서 대부분 관심을 두지 않았던 특이한 주제를 연구한 논문을 소개하면서 중간중간 눈길을 끄는 부분마다 코미디언답게 농담하고 딴지 걸어 웃음 짓게 하고(아내와 애인을 모두 만족시키는 남성에게 그 비결을 배우고 싶다, 남학생 시절에 품었던 여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의 모습이 사실과 전혀 달라 무척 놀랐다, 가슴의 출렁임과 브래지어의 상관 관계를 알고자 직접 남성용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출근을 해봤다 등) 그렇다고 해서 모든 부분을 웃음거리로 삼지 않고 같은 학자로서 이런 독특한 주제를 연구한 연구자의 열정을 존경하는 마음을 나타내며 이런 노력의 결과물을 허락 없이 자기 것인 양 무단 도용하거나 표절하는 일부 사례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책 제목에 어울리게 독특한 주제와 글쓴이의 입담이 잘 어울려 꽤 재미있게 봤는데, 실생활에 전혀 가치가 없거나 그저 흥미에 불과할 수 있는 이런 주제를 연구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 놀랍고 우리나라에도 이런 주제를 연구하는 사람이 많은지 궁금하며 이런 논문을 소개하는 책이 또 있다면 한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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