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 도서관에서 읽은 서적으로 역사 교사인 김대갑이 쓰고 노느매기에서 2016년에 출판한 카트에 담긴 역사 이야기 - 상품에 담긴 침략과 혁명의 역사.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수많은 상품을 소비할 때 그저 욕망과 과시를 위해 소비하지 말고 현명한 소비를 하기 위해 상품 속에 담긴 역사적 가치도 고려해보자는 취지에서 쓴 책입니다.
곰 인형 테디 베어와 관련된 미국의 대통령 테어도어 루스벨트가 일본의 조선 식민지화에 앞장선 이야기,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고 일본 자신의 문화와 접목해 새로운 음식 문화(덴푸라, 스시, 돈가스)를 만든 이야기, 청에서 수입하는 차 때문에 점점 늘어나는 영국의 무역 적자를 해결하려고 아편의 밀무역을 하다가 촉발된 아편전쟁 이후에 재탄생한 탕수육 이야기, 러일전쟁 당시에 일본 제국에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발생하는 질병을 막기 위해 만든 정로환의 뜻이 '러시아를 정복하는 약'이었다가 태평양전쟁 이후에 '러시아를 바르게 하는 약'으로 바뀐 이야기, 우리나라의 군사정권 시절에 피카소라는 이름의 크레파스가 반공법 위반에 걸려(피카소가 공산주의자이고 한국전쟁에서 민간인 학살을 주제로 한 작품을 그렸다는 이유) 제조사 사장이 입건된 이야기, 칠레에서 분유 시장을 독점하던 세계적 식품회사 네슬레가 1973년 칠레혁명이 발생하자 손해를 볼 거로 생각하고 미국의 CIA와 결탁하여 쿠데타 세력을 지원한 이야기 등 여러 상품과 관련된 근현대사의 어둡고 불편한 이면을 흥미롭게 소개합니다.
그중에 눈길을 끈 부분이 어린이에게 친숙한 애니메이션이자 협동심과 성실함 같은 교훈적인 내용이 풍부한 '토마스와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쓸모없는 기관차는 폐기되어야 해'라는 대사를 통해 스스로 쓸모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노동자는 언제든지 해고되어야 한다는 가혹한 노동윤리를 주입시키고 '훌륭한 기관차는 싫다는 말을 하지 않는 거야'라는 대사를 통해 사용자의 지시에 불평불만 없이 절대복종하라고 강조하며 등장인물 중에 백인 외의 인종과 여성이 거의 없어 인종차별과 여성차별의 요소가 있음을 언급하면서 이를 영국의 산업혁명과 대처리즘이라는 신자유주의 시절에 자본가 계층이 원하는 사회 질서를 어린이에게 조기교육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하여서 단순히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그 작품의 이면에 그런 뜻이 있었다니 조금 놀랍습니다.

요즘 상품을 품질과 가격만 따져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을 만드는 기업의 사회적 의무에도 관심이 있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기에 상품의 이면에 있는 역사적 사실을 소개하는 이 책을 읽고 나니 앞으로 상품을 구매할 때마다 다시 보는 습관을 지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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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도서관에서 읽은 서적으로 심장병 전문의인 롭 마이어스(Rob Myers)가 쓰고 양문에서 2009년에 출판한 칫솔을 삼킨 여자 - 의사들도 놀라는 0.1%의 의학 이야기(The Woman Who Swallowed a Toothbrush and Other Bizarre Medical Cases).

글쓴이의 임상경험, 의학잡지에 실린 사례, 동료 의사의 대화를 통해 매우 예외적인 질환을 가졌던 환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첫날밤부터 몸이 화끈거리는 증상을 보인 신부가 사실 신랑의 정액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이야기(결국 질 속에 정액의 농도를 점점 증가시키는 탈감각치료를 받음.), 오렌지주스로 다이어트한다며 매일 5리터씩 마신 여성이 고칼륨혈증에 걸린 이야기, 3년 전에 월경을 감추기 위해 질 속에 코닥 필름통을 넣었던 소녀가 충수염에 걸린 이야기, 임신을 바라는 30대 여성이 아침 일찍 비몽사몽에 질 속에 체온계를 집어넣으려다가 무심코 요도에 집어넣고 만 이야기, 시도 때도 없이 오르가슴을 느끼는 여성이 성적 간질에 걸린 이야기, 폭식증에 시달리는 여성이 구토 유발을 위해 칫솔을 사용했다가 삼킨 이야기, 작은 차를 타고 24시간 가까이 운전한 남자가 전신의 근육 손상으로 급성신부전에 걸린 이야기,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던 응급실 의사가 오히려 심장발작으로 쓰러지지만 현장의 여러 의사 덕분에 살아난 이야기, 어떤 물질을 흡입한 후 12시간 넘게 발기를 지속하는 지속발기증에 걸린 소년이 여의사에 의해 성기의 해면체에 갇힌 피를 빼내는 주사 치료를 받은 이야기, 입 냄새가 난다는 여자친구의 말에 엡섬 솔트를 물에 타서 입가심을 자주 한 남성이 만성 마그네슘 중독으로 사망한 이야기 등 해외 토픽, 세상에 이런 일이,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같은 TV 프로그램에서 접하는 사례처럼 의료 현장에서도 뜻밖의 사례가 많다니 인간 세상에는 놀라운 일이 참 많은 것 같고 이런 사례를 소개한 책이 또 있는지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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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도서관에서 읽은 서적으로 로버트 실버버그(Robert Silverberg)가 엮고 오멜라스에서 2010년에 출판한 SF 명예의 전당 1 - 전설의 밤(The Science Fiction Hall of Fame, Volume One, 1929–1964).

1929년부터 1964년까지 미국에서 출판된 과학 소설 중에서 SFWA(미국과학소설작가협회)가 투표로 선정한 상위 15편을 포함해 대표 작품을 수록한 단편집으로 이전부터 SF라는 장르에 관심이 있었지만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유명한 작가의 소설을 읽어보지 않았기에 과학 소설의 여명기부터 황금기로 이어지는 대표작이 수록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는데, 꽤 오래전에 발표된 작품이기에 그때의 참신한 소재와 아이디어가 지금에 와서는 낡은 느낌이 있지만 SF에 바탕을 둔 상상력을 통해 이야기를 흥미롭게 이끌어가는 구성과 설정이 꽤 마음에 들고 책 뒷부분에 작가 소개와 작품 해설이 있어서 각 작품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책에 수록된 13편의 소설 중에서 흥미로웠던 부분과 짧은 생각을 적어봅니다.

1.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의 전설의 밤(Nightfall)
빛이 사라지지 않는 세상에서 빛이 사라졌을 때 생명체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이냐는 독특한 설정이 돋보입니다.

2. A.E. 밴 보그트(A. E. van Vogt)의 무기 상점(The Weapon Shop)
왠지 대영제국의 지배에서 벗어나려는 미국의 독립 전쟁이 생각납니다.

3. 머레이 라인스터(Murray Leinster)의 최초의 접촉(First Contact)
정체를 알 수 없는 두 종족의 첫 만남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철저한 사고실험을 거쳐 해결하는 구성이 돋보이는데 그 결말 말고 다른 해결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4. 아서 C. 클라크(Arthur C. Clarke)의 90억 가지 신의 이름(The Nine Billion Names of God)
짧은 내용이지만 세상의 종말이 시작되는 순간 두 기술자가 하늘을 쳐다보니 별이 하나둘 사라지는 것으로 끝나는 결말이 돋보이는데, 그 결말을 보면서 한 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
종말의 순간에 지구에서 쳐다봤을 때 별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지구에서 3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별이 사라지는 모습은 300만 년이 지나서야 지구에서 보이듯이 하늘에서 별이 사라지는 일은 현재가 아니라 먼 과거에 발생한 것입니다.
즉, 그 별의 시점에서는 미래에 발생하는 일 때문에 현재에 사라져야 한다는 점에서 모든 일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운명론에 바탕을 둔 결말이라고 생각합니다.

5. 톰 고드윈(Tom Godwin)의 차가운 방정식(The Cold Equations)
오빠를 만나고 싶은 한 소녀가 긴급연락선에 밀항했다가 결국 어떤 해결 방법도 찾지 못하고 충격적인 결말로 이어지는 구성이 돋보여 트롤리 딜레마 같은 도덕, 윤리의 문제를 생각해보게 하는데, 이 결말을 반박하며 다른 해결책을 제시하는 작품도 있다고 하니 한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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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도서관에서 읽은 서적으로 등산가이자 사진사이며 영화 제작자인 조지 로우(George Lowe)와 탐험사가인 휴 루이스 존스(Huw Lewis-Jones)가 쓰고 하루재클럽에서 2015년에 출판한 에베레스트 정복 - 전설적인 초등 당시의 오리지널 사진집(The Conquest of Everest : Original Photographs from the Legendary First Ascent).

1953년 5월 29일 오전 11시 30분 에드먼드 힐러리와 텐징 노르가이가 인류 최초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라선 지 60년을 맞이하여 그 당시 등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그 모습을 사진으로 찍은 조지 로우의 이야기를 대부분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163점의 사진과 함께 소개하는 책으로 조지 로우와 에드먼드 힐러리의 첫 만남, 뉴질랜드의 산을 함께 등반하는 이야기, 힐러리가 속한 영국의 에베레스트 원정대에 들어간 후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는 과정, 등반 성공 이후에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환영받은 이야기, 여러 에베레스트 등산가의 회고문이 실려 있습니다.
정상 공격조인 힐러리와 텐징의 곁에서 함께 등반하면서 힘든 상황에서도 그 둘을 위해 미리 길을 개척하고 둘의 성공을 믿었던 조지 로우의 시선에서 등반 과정을 세세하게 묘사하고 함께 등반한 여러 원정대원의 일상 모습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어 당시의 등반 상황을 직접 보는 것 같고 조지 로우의 생각과 여러 등산가의 회고문을 통해 등산가에게 있어 에베레스트는 어떤 존재인지 한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가끔 국내 방송을 통해 유명한 한국 등산가인 엄홍길의 등반 소식만 접했을 뿐 지구의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와 국내외 등산가에 대해 거의 관심이 없었던 차에 이 책을 읽으면서 흥미가 생겼는데, 관련 다큐멘터리나 영화 그리고 책을 통해 등산가의 마음을 사로잡는 높은 산과 이를 오르려고 노력하는 등산가의 모험에 대해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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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도서관에서 읽은 서적으로 심리학자인 김태형이 쓰고 한울아카데미에서 2016년에 출판한 심리학을 만든 사람들 - 탄생부터 발전까지 '인물'로 다시 쓴 심리학사.

처음에는 철학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자연과학이 발달하기 시작한 근대 유럽 시기부터 하나의 학문으로 분화된 심리학의 발전 과정을 다룬 책으로 프랜시스 베이컨, 르네 데카르트, 임마누엘 칸트, 빌헬름 분트, 에리히 프롬,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에드워드 티치너, 버러스 스키너, 막스 베르트하이머, 윌리엄 제임스 등 여러 철학자와 심리학자가 주장한 이론의 탄생과 특징 그리고 문제점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일부 심리학 관련 책을 읽어 봤지만 심리학의 발전 과정을 알 수 없어서 한번 읽어 봤는데, 심리학에 대해 거의 모르기에 책에서 소개하는 여러 이론을 잘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려는 이론이 무척 많고 이론마다 문제점이 있다니 인간의 심리를 제대로 분석하는 것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글쓴이의 주장인지 아니면 사실인지 알 수 없지만 일부 이론에 대해 상당히 비판 또는 비난 어조로 쓰고 있어서 놀랐는데, 특히 현대 심리학을 언급하는 부분에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독점자본가계급의 억압과 경제적 착취 그리고 침략 전쟁을 당연한 것으로 옹호하여 히틀러의 나치당이 신봉한 사회진화론이 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함께 사라졌지만 20세기를 지배한 제국주의 국가인 미국에서 사회생물학과 진화심리학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하여 기승을 부리고 있으며 인간의 심리현상을 인간과 질적으로 다른 동물의 본능과 동일시하는 비과학적이고 반역사적이며 반민중적인 궤변이라고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생물학과 진화심리학에 대해 아는 바가 없지만 저렇게 쓰여 있으니 왠지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될 위험한 이론이고 인본주의 사상을 강조하는 어조가 느껴지는데, 비판을 받는 그 이론에 대해 좀 더 알아봐야겠고 심리학계에도 매우 첨예한 갈등이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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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도서관에서 읽은 서적으로 김지룡, 정준욱, 갈릴레오 SNC가 쓰고 애플북스에서 2011년에 출판한 데스노트에 이름을 쓰면 살인죄일까? - 대중문화 속 법률을 바라보는 어느 오타쿠의 시선.

사람들을 보호하고 사회 정의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지만 평소 잘 알지 못하고 처벌과 책임 의무 때문에 왠지 모르게 불안감이 드는 법에 대해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소설, 만화, 동화 등 대중문화를 예로 들면서 형법, 민법, 헌법을 설명하는 책입니다.
공각기동대, 데스노트,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헐크, 로보트 태권 V, 해리포터, 포켓몬스터, 타짜, 스파이더맨, 트랜스포머, 홍길동전, 피터 팬 등 여러 작품에 등장하는 다양한 상황(로봇이 살인하면 살인죄인가?, 데스노트에 이름을 적으면 살인죄인가?, 야생 포켓몬스터를 포획하면 주인은 누구인가?, 스파이더맨이 악당과 싸우다가 부순 건물은 누가 보상할까?, 홍길동에게 빼앗긴 재산은 누가 배상할까?,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동산인가 부동산인가? 외계인은 국가의 소유인가?, 피터 팬은 웬디와 결혼할 수 있을까? 등)이 현실에서 벌어질 때 법 관련 용어(제조물 책임법, 죄형법정주의, 범죄의 구성 요건, 고의와 미필적 고의, 과잉방위, 부당이득, 법적 무능력자, 손해배상, 선의 성실의 원칙, 권리남용, 삼권분립, 속인주의와 속지주의, 기본권 침해와 제한 요건 등)의 뜻을 설명하고 관련 법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여 해당 대중문화를 잘 알고 있다면 꽤 흥미롭게 읽으며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처음 책 제목인 데스노트에 이름을 쓰면 살인죄일까?를 봤을 때 데스노트에 이름이 적힌 자는 무조건 죽기에 살인과 데스노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봐서 데스노트를 사용하는 사람은 살인죄로 처벌받을 것으로 생각했더니 그와 거의 유사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저의 법 상식에 대해 조금 놀라기도 했지만 평소 법을 잘 몰랐기에 이렇게 다양한 예를 들면서 법을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을 읽으니 법이 인간 사회에 존재하는 이유와 언론에서 나오는 법 관련 뉴스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터라 이와 유사한 구성의 책이 또 있다면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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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도서관에서 읽은 서적으로 1970년대의 유년시절부터 국산 플라스틱모형에 심취하여 1990년대 말부터 전국을 돌아다니며 여러 플라스틱모형을 수집해온 마니아이자 잡동사니박물관인 뽈랄라수집관의 주인장인 현태준이 쓰고 휴머니스트에서 2016년에 출판한 소년생활 대백과 - 국산 플라스틱모형의 역사.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외국제 플라스틱모형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업체들이 이를 모방하거나 표절한 모형을 시장에 내놓기 시작하고 어린이 잡지와 TV 만화영화의 열풍에 따라 대단한 인기를 구가하지만 무단 복제와 업체 난립과 접착제 흡입 문제 그리고 가정용 게임기라는 새로운 즐길 거리의 등장으로 점차 열기가 식게 된 국산 플라스틱모형의 역사를 소개하고 군사정권 시절에 인기를 끌었던 탱크, 장갑차, 전투기, 함선, 보병, 조립총 같은 밀리터리 모형을 다룬 제2장, 어린이에게 인기가 대단했던 TV 만화영화, 극장용 만화영화, 로보트 미니대박과에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와 로봇(우주소년 아톰, 철인 28호, 마징가Z, 은하철도 999, 별나라 손오공, 로보트태권V, 우뢰매 시리즈, 기동전사 건담,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메칸더V, 무적의 로보트 고바리안, 드래곤볼, 독수리 오형제, 피구왕 통키, 성투사 등) 같은 캐릭터 모형을 다룬 제3장, 그 외 모형(선풍기, 보트, 범선, 자동차, 오토바이)을 다룬 제4장에서는 각 모형의 상자 그림과 특징, 조립설명서, 모형 완성도, 주요 모형업체(합동과학, 아카데미과학 등)의 이야기를 도판과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당시 유년시절을 보내며 플라스틱모형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꽤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쉽게도 저도 그 당시를 보냈지만 가정 형편 때문에 평소 100원조차 받지 못했고 어린이 잡지를 읽어보지 못했으며 간혹 꽤 먼 곳에 있는 문방구에 가봤을 때 쌓여있는 플라스틱모형 상자를 그저 그림의 떡처럼 쳐다보기만 했었기에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모형에 대한 추억을 공유할 수 없지만 당시 열심히 봤던 TV 만화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로봇을 소재로 한 플라스틱모형이 무척 많아 놀랍고 현재 국내에서는 극소수의 취미가 되었지만 수십 년에 걸쳐 플라스틱모형의 자료를 수집하여 이렇게 책을 출판한 점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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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도서관에서 읽은 서적으로 바이킹, 사이먼 앤드 슈스터 등 여러 출판사의 편집자로 일했던 앙드레 버나드(André Bernard)가 쓰고 모멘토에서 2010년에 출판한 제목은 뭐로 하지? - 유명한 책 제목들의 숨겨진 이야기(Now All We Need Is a Title : Famous Book Titles and How They Got That Way).

책을 집필하는 작가와 그 책을 출판하는 출판인이 책의 성격과 형태를 나타내고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을 찾기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을 유명한 책 제목의 사례를 들며 소개하는 책인데, 처음부터 책 제목을 짓고 나서 집필하지만 나중에 바꾸기도 하고 미리 수십 개의 제목을 정해두었다가 그중 하나를 선택하기도 하며 자신 또는 다른 사람의 작품이나 일상에서 영감을 받아 제목을 짓기도 하고 편집자와 작가가 서로 자신이 생각한 제목이 괜찮다며 신경전을 하는 등 책 제목과 관련된 여러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

몇 개 소개해보면,

01. 피터 벤칠리(Peter Benchley)의 소설 조스(Jaws)는 작가와 편집자가 책이 인쇄에 들어가기 20분 전까지 여러 제목을 두고 고민하다가 전부 마음에 들지 않자 신인 작가의 소설을 누가 읽겠냐는 생각에서 그냥 조스(Jaws)로 정했다고 합니다.

02. 블라디미르 나보코프(Vladimir Nabokov)의 소설 롤리타(Lolita)는 원래의 제목이 바닷가 왕국(The Kingdom by the Sea)이었다고 합니다.

03. 돈 들릴로(Don DeLillo)의 소설 화이트 노이즈(White Noise)는 원래의 제목이 파나소닉(Panasonic)이었지만 일본 가전업체인 파나소닉의 변호사들이 상표 침해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제목을 바꾸었다고 합니다.

04. 수 그래프턴(Sue Grafton)이 알파벳 26자가 순서대로 제목에 등장하는 소설 알리바이의 'A'("A" Is for Alibi), 도둑의 'B'("B" Is for Burglar)를 연달아 내놓자 출판사에서 영리하게도 독자와 서적상을 대상으로 이후 작품의 제목을 알아맞히는 대회를 했었다고 합니다.

05. 서머셋 몸(W Somerset Maugham)의 소설 달과 6펜스(The Moon and Sixpence)는 작가가 친구와 함께 브리지 게임을 하다가 그 친구가 책 제목이 매우 좋다고 하자 사람들이 제목의 뜻을 전혀 모른다며 "달을 잡으려고 손을 뻗느라 발밑의 6펜스를 놓친다는 뜻이라고."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06. 허먼 멜빌(Herman Melville)의 소설 모비 딕(Moby-Dick; or, The Whale)은 원래의 제목이 고래(The Whale)였지만 당시 모차 딕(Mocha Dick)이라는 초대형 향유고래를 추적한 흥미진진한 신문 기사가 인기를 끌고 있었기에 출판사에서 이에 편승하고자 작가에서 제목을 조금 고쳐줄 것을 제안하여 제목을 바꾸게 되었다고 합니다.

07.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의 소설 보물섬(Treasure Island)은 원래의 제목이 바다의 요리사(The Sea-Cock)이었지만 매일 쓴 원고를 아들에게 읽어주며 이야기를 설명하기 위해 섬의 지도를 그린 것이 작가와 아들 그리고 출판사 모두 좋아했기에 제목을 바꾸게 되었다고 합니다.

08. 레프 톨스토이(Leo Tolstoy)의 소설 전쟁과 평화(Война́ и мир)는 처음에 1825년이라는 제목으로 집필하다가 내용의 구성이 확대되어 1805년으로 바꾸었고 마지막에 가서 다시 제목을 바꾸게 되었다고 합니다.

09. 공지영의 소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불교 초기 경전인 숫타니파타에서 따왔는데 무명작가 시절이던 때라 출판사에서 난색을 표했지만 작가 자신은 그 제목에 애착이 많아 절대로 양보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10. 김승옥의 소설 서울 달빛 0장은 평론가 이어령이 김승옥을 문학계로 다시 데려오기 위해 호텔에 투숙시키며 작품을 쓰게 한 끝에 원고를 받았지만 다음 원고를 받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고 이미 이 0장만으로도 단편소설의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면서 원고의 장 제목인 0장을 책 제목에 붙였다고 합니다.

11. 윤대녕의 소설 은어낚시통신은 당시 무명 작가가 쓴 독특한 제목의 책이라서 그런지 서점의 담당자들이 낚시 관련 진열대에 두었다고 합니다.

다만 주로 영미권의 문학작품을 대상으로 하고 한겨레신문의 기자이자 번역을 맡은 최재봉 씨가 책의 후반부에 한국의 문학작품을 조사하여 실었지만 저의 독서량이 많이 부족하여 소개된 작품 중에서 매우 유명한 작품 외에는 대부분 모르기에 왜 그런 제목을 선택했는지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는 점이 조금 아쉽기에 관련 작품들을 하나둘 읽고 나서 나중에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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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도서관에서 읽은 서적으로 미스터리, SF, 판타지 등 장르문학 작품을 출간하는 북스피어 출판사의 대표이자 편집자인 김홍민이 쓰고 어크로스에서 2015년에 출판한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 - 다르거나, 튀거나, 어쨌거나.

체계적으로 출판을 배운 적이 없지만 책을 만드는 일을 하나의 놀이로 생각하여 편집자 자신이 만든 놀이의 장에 독자 스스로 동참하게 하는 여러 기획이 큰 호응을 받은 이야기, 독자가 아닌 출판인의 입장에서 출판하면서 겪는 여러 고민 이야기, 여러 장르문학의 책과 저자 이야기, 한국 출판계의 현실 이야기 등 십수 년 동안 출판하면서 겪은 여러 경험담의 자기 생각을 재미있으면서 책과 출판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북스피어의 황당한 기획에서는 주로 광고용이기에 버려지기 일쑤인 띠지에 문구를 숨겨두고 이를 전부 모은 사람에게 도서상품권을 주는 이벤트, 등장인물의 이름을 외우기 어려운 독자를 위해 책의 뒷날개 안쪽 공간에 등장인물 소개란을 만드는 기획, 만우절 이벤트로 장난삼아 소설의 OST를 만드는 기획을 밝혔다가 높은 관심 탓에 실제로 만들었고 큰 호응을 받은 일, 규모가 작은 출판사들이 연대하여 한 작가의 전집을 출판하는 기획, 비용을 아끼고자 독자가 직접 교정하고 책을 포장하는 이벤트를 개최한 일, 마케팅을 위한 투자금을 독자에게 모금하는 독자 펀드에 성공했던 일 등 독자의 흥미를 끄는 재치있는 기획을 다수 만들어 역시 책을 만드는 일을 놀이로 생각하는 사람다워 보입니다.

그리고 출판 관련 고민에서는 출판사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자신의 원고를 출판해달라는 전화를 받아 고생한 일, 마감을 앞둔 필자의 다양한 태도, 제목짓기과 한글맞춤법의 어려움, 4의 배수인 쪽수와 파본 발생의 이유, 공모전을 노리는 미래작가가 염두에 둘 점 등 일반 독자는 잘 모르는 출판에 대한 여러 고민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한, 여러 장르문학의 책과 저자 소개에서는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 - 오타쿠를 통해 본 일본 사회(動物化するポストモダン ~ オタクから見た日本社会) 등 일본의 오타쿠 문화를 심층적으로 분석한 비평가인 아즈마 히로키(東浩紀)의 주장을 언급하며 젊은 세대에게 인기 있는 라이트노벨을 소개하는 이야기, 비트겐슈타인 평전에서 철학 천재가 감탄한 노버트 데이비스의 추리소설 '두려운 접촉'을 언급하는 칼럼을 한겨레 신문에 실었다가 다음 날부터 출판사와 도서관에 그 책을 찾는 독자의 문의전화가 끝없이 와서 고생하다가 결국 '탐정은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으로 한국어판을 출판한 일,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뛰어난 소설을 많이 쓴 미야베 미유키(宮部 みゆき)의 이야기와 인터뷰 등 장르문학을 전문적으로 출판하는 편집인답게 여러 관심을 끌 만한 작품과 저자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출판계의 현실에서는 인기 작가의 책을 선점하기 위한 출판사 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점점 치솟는 선인세, 베스트셀러를 만들기 위해 출판사가 사재기하는 현상, 점점 사라지는 서점계에서 독자의 관심을 끌 만한 독특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 등 출판인의 입장에서 출판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출판인이 출판에 대해 쓴 책이기에 일반 독자라면 잘 알 수 없는 출판과 출판계에 대해 엿볼 기회가 될 거로 생각하고 독자와 소통하기 위해 여타 출판사와 다른 황당하면서도 재치있는 기획을 꾸준히 선보이는 출판사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출판사가 많이 생기길 바라며 평소 장르문학 작품에 관심이 많지만 무엇을 읽어야 할지 모르던 차에 이런 분야만 전문적으로 출판하는 출판사를 알게 되었으니 출판된 책을 참조하면서 읽어야 할 책을 하나둘 찾아봐야겠습니다.

※ 알라딘에 등록된 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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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도서관에서 읽은 서적으로 30년 동안 MBC에서 자연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최삼규가 쓰고 이상미디어에서 2016년에 출판한 다시 쓰는 동물의 왕국 - 동물의 세계에는 슈퍼갑이 없다.

1990년대 초에 제작한 '곤충의 사랑'부터 '어미 새의 사랑', 'DMZ는 살아있다', '야생의 초원, 세렝게티', '라이온 퀸', '생존' 등 30년 동안 국내외의 야생 상태를 촬영하면서 있었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는데, '곤충의 사랑'에서는 처음 촬영하다 보니 곤충도감을 찾아보며 일일이 곤충의 생김새를 외워야 했던 이야기, '어미 새의 사랑'에서는 뻐꾸기의 탁란과 원양 새끼들이 높은 나무에서 뛰어내려 이소하는 모습을 촬영하고 방영 이후 뻐꾸기시계를 만드는 회사의 사장에게서 뻐꾸기시계가 팔리지 않게 되었다는 원망 섞인 전화를 받게 되어 도움을 주고자 뻐꾸기시계를 다른 드라마의 소품으로 쓰이게 했다는 이야기, 2002년에 촬영한 '야생의 초원, 세렝게티'에서는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운 좋게 치타의 사냥과 누 떼의 대이동을 찍었다는 이야기, 2006년에 촬영한 'DMZ는 살아있다'에서는 한겨울밤에 위장막에서 기다린 끝에 두루미의 모습을 찍었고 산양을 찾으려고 험한 산세를 고생하며 지나가야 했다는 이야기, 2007년에 촬영한 '탕가니카의 침팬지'에서는 침팬지를 찾다가 불개미 굴과 땅벌 집을 건드려 고생했고 어미 잃은 어린 침팬지 바피를 자기 새끼처럼 키우는 45살의 할머니 침팬지 게꾸로의 일상을 찍었고 새 우두머리가 된 핀이 갑자기 나무 기둥을 들고 촬영하고 있던 자신에게 던져서 크게 다칠 뻔 했다는 이야기, 2009년에 촬영한 '라이온 퀸'에서는 22마리로 구성된 사자 무리를 촬영하면서 세계적인 다큐 촬영가였던 휴고 반 라윅의 무덤을 찾아갔다는 이야기, 2012년에 촬영한 '생존'에서는 나미비아에서 살아가는 아프리카 부족인 힘바 족의 일상을 촬영하면서 몸을 붉게 물들이는 데 쓰는 오크라 돌을 찾아 나서는 모습을 찍었고 부시맨 마을에 갔다가 부시맨이 평소에는 현대식 옷을 입지만 관광객이 찾아오면 돈을 벌기 위해 전통 복장으로 입는다고 하여 씁쓸했다는 이야기 등 제작진이 촬영하면서 겪는 여러 이야기와 야생의 현실을 관련 사진과 함께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어 TV에서 방영할 때 볼 수 없었던 내용을 알게 되어 흥미로웠습니다.

1990년대부터 MBC에서 방영하는 자연 다큐멘터리를 종종 봤지만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하기에 이번에 보면서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지고 자연 다큐멘터리의 제작은 긴 시간과 많은 돈 그리고 카메라에 담는 행운이 필요하다 보니 최근 들어 제작 편수가 상당히 줄었는데 30년 동안 자연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최삼규처럼 열정이 있는 제작자가 많이 나타나 자연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담은 자연 다큐멘터리를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알라딘에 등록된 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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