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제작사 연필로 명상하기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2011년 6월 23일에 개봉한 소중한 날의 꿈(Green Days).

2005년 초에 EBS의 애니토피아에서 보여준 파일럿 필름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제 취향의 서정적인 분위기와 캐릭터 디자인 그리고 배경 음악(가수 이상은 씨가 부른 비밀의 화원)이 마음에 들어 언젠가 제작이 완성되어 극장에 상영하면 꼭 보러 가겠다고 생각했으나 시간이 흘러도 소식을 들을 수 없다가 작년쯤에 제작이 거의 완성 상태라는 소식과 함께 새로 다시 만들어서 이전에 봤던 캐릭터 디자인이 바뀌고 전문 성우가 아닌 연예인이 목소리 연기를 맡는다고 하여 실망을 했지만 무슨 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하여 다시 기대를 하고 개봉일을 기다렸습니다.

시간이 흘러 드디어 2011년 6월 23일에 전국 여러 영화관에서 개봉이 되었고( 공식 홈페이지 : http://greendays2011.kr/ ) 6년 넘게 기다려온 저는 어제 보러 갔었는데, 표를 구매하고 나서 영화관에 갈 때마다 챙기는 전단지가 보이지 않아 몇 달 전에 아따맘마 극장판을 보러 갔을 때에도 전단지가 없었던 사실을 떠올리며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이 애니메이션의 전단지는 없다고 하여 실망을 했지만 이미 표를 구매했기에 그냥 보기로 했습니다.
(두 번 다시 그 영화관에는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애니메이션을 다 본 후에 근처 영화관을 하나하나 찾아간 끝에 전단지 뭉치를 발견하여 몇 장을 챙길 수 있었습니다.)

※ 아랫글은 애니메이션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쓰고 있으니 앞으로 보실 예정이고 미리 내용을 알고 싶지 않은 분은 읽지 마세요.

애니메이션이 시작되면서 처음 부분을 봤을 때는 그 바뀐 캐릭터 디자인에 이질감을 느꼈고 목소리에 어색함을 느꼈지만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캐릭터 디자인과 시대적 배경을 보여주는 여러 소품(1960~70년대를 배경으로 러브 스토리와 별들의 고향 같은 영화, 박치기로 유명한 프로레슬링 선수 김일, 흑백 TV, TV 광고, 방앗간, 흰 연기를 뿜으며 지나가는 소독차, 회충 검사 등)과 세세하게 그린 풍경 묘사(초반 빵집에서 공기 중으로 먼지가 떠다니는 모습을 보고 그 표현력에 좀 놀랐지요.)와 나훈아의 히트곡 갈무리를 비롯해 적절히 사용된 배경 음악 그리고 자신의 꿈과 재능에 대해 고민을 하는 이랑, 우주와 하늘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철수, 어른스러우며 시인이 되려는 꿈을 가진 수민 이 세 명을 중심으로 여러 인물 간의 풋풋한 이야기(조연 중에 매사 시간에 엄격한 공무원의 모습이 재미있었죠.)가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약 1년간의 이야기와 그 당시의 시대상을 최대한 많이 담으려고 했기 때문에 90분이라는 상영 시간이 오히려 짧게 느껴졌고 그다지 커다란 사건 없이 소소하게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펼쳐지는 이랑과 수민의 이야기, 이랑과 철수 및 철수 삼촌의 이야기(우주, 한국의 최초 비행기, 공룡 발자국), 이랑의 달리기와 철수의 첫 비행(이랑의 마라톤 모습과 비교해서 철수의 비행 모습은 그 국산 최초 비행기를 수리하고 비행하기까지의 과정이 생략되어 좀 아쉽네요)의 이야기가 크게 연관성 없이 이어지고 있어 좀 더 긴 시간으로 제작하여 각 부분을 좀 더 자세하게 묘사하고 매끄럽게 이어지게 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서 철수의 삼촌이 수화로 이야기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수화를 모르는 처지에서 자막까지 없으니 무슨 뜻인지 전혀 알 수 없어 좀 아쉽습니다.
(정보를 찾아보니 엔딩에 흐르는 노래의 가사를 수화로 나타낸 것이라고 하네요.)

나중에 인터넷으로 이 애니메이션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니 전국 각지의 풍경을 모아 그대로 애니메이션에 옮긴 모습(STV의 소식), 실존 인물을 카메오로 사용한 여러 조연들(육상부 감독은 차범근 축구 감독, 수민은 박혜진 아나운서, 철수의 삼촌은 손석희 아나운서, 미술관의 화가는 가수 배철수 등),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그 학교가 자신이 졸업했던 전주 기전 여중, 여고였다고 쓰신 어느 분의 글이 눈에 띕니다.

농촌에서 살았던 저의 어릴 적 시절에 보고 느꼈던 여러 모습을 찾을 수 있어 즐거웠던 애니메이션으로 이제 막 개봉된 연필로 명상하기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인 소중한 날의 꿈이 어느 정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이 작품을 시작으로 새로운 애니메이션을 볼 기회가 계속 왔으면 좋겠으며 나중에 DVD나 BD로 출시되면 구매해야겠습니다.

p.s 엔딩의 그 수화 부분에 대해 더 찾아보니 노래 가사를 수화로 나타낸 것이라는 설명과 원래 본편에 수록되어 있었지만 결국 편집되어 엔딩에 등장한 것이라는 설명이 있던데, 감독의 인터뷰 기사( 무비조이의 기사, 조선닷컴의 기사, 애니메이툰의 기사 )를 보니 노래 가사를 수화의 내용에 맞게 일부 수정했다는 설명도 있어서 아마도 후자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Posted by PC98 Libr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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