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에 토에이 애니메이션(東映アニメーション)에 입사하면서 등단한 후 시간을 달리는 소녀(時をかける少女), 썸머 워즈(サマーウォーズ), 늑대아이(おおかみこどもの雨と雪) 등 세밀한 이야기의 구성 그리고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연출을 결합한 독특한 연출이 돋보이는 여러 TV판 애니메이션과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감독 호소다 마모루(細田守)의 최신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일본에서 2012년 7월 21일에 개봉한 늑대아이 아메와 유키(おおかみこどもの雨と雪)를 한국에서 9월 13일에 개봉한 늑대아이.
지난주에 개봉했을 때 극장에서 본 후에 떠오른 궁금증과 생각으로 기억에 의존해서 썼기에 틀린 부분이 있을 수 있으며 재미삼아 쓴 내용도 있기에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그리고 작품의 내용을 많이 언급하기에 직접 보실 분은 작품의 재미를 잃지 않기 위해 읽지 마세요.
1. 하나, 그 남자는 외톨이?
하나와 그 남자가 서로 가까워지면서 나눈 대화에서 아버지에 대해 언급한 것을 제외하면 두 사람 모두 가족이나 친척 그리고 친구에 대해서는 언급도 등장도 하지 않습니다.
그 남자는 늑대인간의 마지막 후예로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인간 세상에 살고 있기에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만 하나는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어도 웃음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면 가족 및 친척과 멀리 떨어져 혼자 대학생활을 하고 공부와 아르바이트로 바쁜 일상을 보내는 상황이라도 친한 친구 한 명쯤 있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물론 작품의 중심은 늑대아이 둘과 엄마이고 엄마인 하나가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해결하려는 자립심이 강한 여성이기에 남의 도움을 얻지 않고 여러 책을 통해 공부하면서 늑대아이의 출산과 육아를 하나하나 해결하는데 만약 마음을 터 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늑대인간과 사랑을 하고 늑대아이를 낳은 하나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또 다른 전개를 보여 줬을 거로 생각합니다.
2. 그 남자는 하나와 첫 사랑을 나눌 때 늑대의 모습으로 있었던 이유는?
초반에 여대생 하나와 연인 사이로 발전하던 어느 날 그 남자가 자신을 늑대인간의 후예라며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지만 하나는 그 남자의 진실을 받아들이고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때 그 남자는 늑대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서로 종이 다른 상황에서 인간인 하나를 배려한다면 그 남자도 인간의 모습인 상태로 사랑을 나누는 편이 더 정상이라고 보이는데 그런 상황에서 늑대의 모습으로 있는 이유는 아마도 인간이 아닌 늑대의 모습을 보고도 하나가 자신을 받아 줄 것인지 확인을 해보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하나에게 무서워? 라고 말한 것이고 하나가 고개를 흔들자 하나의 마음을 이해하고 사랑을 나눴던 것입니다.
이 연출에 대한 정확한 의도는 익스트림무비에서 한 호소다 마모루의 인터뷰에서 자세히 언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과 늑대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 때문에 수간물이라는 주장도 일부 있습니다.
그런데 문득 새로운 궁금증이 떠오르는데 첫 사랑을 나눌 때 늑대의 모습이었던 것은 이해가 되지만 그 이후 여러 번 사랑을 나누었을 때에도 인간이 아닌 늑대의 모습이었다면 또 다른 숨겨진 의미가 있는 걸까요?
3. 그 남자와 하나가 첫 사랑을 나누려는 장면 이후 곧바로 이미 끝난 장면으로 바뀐 이유는?
그 이유야 말할 것도 없이 전체 관람가 등급의 작품에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그대로 묘사할 리가 없다는 것이 정답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유에 대해 생각을 해보니 또 다른 설명이 가능합니다.
이 작품은 딸 유키가 어머니에게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가족(어머니, 유키, 아메)의 이야기를 관객에게 설명하는 구조로 진행합니다.
특히 어머니의 젊은 시절 그리고 유키와 아메의 유년기는 어머니의 기억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어머니인 하나가 그 남자와 만나고 사랑을 나누던 시절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그냥 그때 첫 사랑을 나누었다고 말하지 일일이 어떻게 사랑을 나누었는지 설명을 했을 리는 없으니 저렇게 장면이 전환된 것입니다.
물론 유키의 상상력으로 그 부분을 메꿀 수는 있겠지만 아직 중학생이기에 경험(?)이 없다면 쉽지 않을 것입니다.
4. 유키와 소헤이의 뒷 이야기가 없는 이유는?
집중호우가 내리는 날 학교 교실에서 유키가 소헤이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소헤이도 유키의 정체를 이미 알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에게 숨기고 있었다고 밝히면서 둘의 관계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데 그 후의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고 맨 마지막에 중학생이 된 유키가 집을 떠나 기숙 생활을 한다는 설명이 나올 뿐입니다.
그래서 저도 그 둘의 뒷이야기가 없어 조금 아쉬웠는데 그 이야기가 없는 이유에 대해 생각을 해보니 소헤이가 유키에게 미래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학교를 곧바로 떠나 스스로 말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섰기에 소식을 알 수 없어 언급하지 않았다거나 아니면 앞서 말했듯이 유키가 화자인 점에 초점을 둬서 어쩌면 둘의 뒷이야기를 자신만의 비밀로 간직해서 언급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습니다.
5. 늑대인간
늑대인간이란 단어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원래 늑대인데 인간으로 변신할 수 있는 존재 아니면 원래 인간인데 늑대로 변신할 수 있는 존재로 나뉠 수 있는데 유키와 아메도 어렸을 때 늑대인간을 어느 쪽으로 이해하고 어떻게 행동을 했느냐에 따라 자신의 미래가 정해졌다고 생각합니다.
6. 아메가 물에 빠졌을 때 하나가 한 행동
함박눈이 내린 날에 하나, 유키, 아메는 매우 즐겁게 산속을 뛰어놀다가 그만 아메가 강물에 빠져 죽을 뻔했지만 다행히 유키가 아메를 구해내고 하나는 아메가 죽는 줄 알고 껴안으며 흐느껴 우는데 이 사건이 아메에게 큰 영향을 끼친 부분이기에 아메와 어머니에게 초점을 두었고 어머니로서 죽을 뻔한 자식에게 온 정신을 쏟는 거야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동생을 구하고 옆에서 괴로워하는 유키에게도 신경을 쓰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또한 아메도 그 상황에서 유키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그 점에서 남매 사이이지만 둘의 관계에 무슨 일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