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우주국에서 우주생물학 분야를 연구하는 과학자 루이스 다트넬(Lewis Dartnell)이 쓰고 김영사에서 2016년에 출판한 지식 - 인류 최후 생존자를 위한 리부팅 안내서(The Knowledge - How to Rebuild our World from Scratch).
소행성 충돌, 치사율 높은 전염병, 핵전쟁 등 자연 또는 인류에 의한 커다란 재앙이 발생하여 현대 문명이 붕괴한 세계에서 살아남은 극소수의 생존자들이 먹고 자고 입는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부터 건축, 의약품, 전기, 운송, 통신, 시간, 위치 등 생존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어떻게 갖추고 활용하여 문명을 재건해야 하는지를 설명한 책인데, 읽어보니 100권이 넘는 책을 번역한 옮긴이(=강주헌)의 이력답지 않게 번역과 편집에서 자잘한 오류가 눈에 띕니다.
01. 책의 부제가 '인류 최후 생존자를 위한 리부팅 안내서'인데, 처음 제목을 보고서 딱 한 명 남은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라고 봤기에 그 생존자가 아무리 평생 노력해서 문명을 재건한들 번식 상대가 없어 뒤를 이을 후세가 없기에 문명의 재건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여 글쓴이가 왜 이런 책을 썼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38쪽에 '유일한 생존자이거나 곳곳에 흩어져 서로 마주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소수의 생존자라면 문명을 재건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무의미할 것이다.'라고 적혀 있어(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며 인구를 늘리려면 적어도 수백 명의 남녀가 한 곳에 있어야 한다고 함.) 혼자 살아남은 것이 아닌 최소 수백 명이 살아남은 상황에서 문명을 재건하는 것이 저자의 의도이기에 저 부제에서 '생존자'가 아닌 '생존자들'이라고 명확하게 표기해야 합니다.
02. 곳곳에 탈자와 오자와 매끄럽지 않은 문장이 눈에 띕니다.
(아래 문장에서 괄호 내의 문구가 올바른 표현임.)
책 뒤표지 : 문명이 붕괴되지 않더라도 반드시 읽어야(읽어야 할) 필독서다.
383쪽 : 과학과 테크놀로지의 발전사를 다룬 책들 중에는 반드시 읽어야(읽어야 할) 필독서가 적지 않다.
36쪽 : 대다수의 인간이 죽음을 맞았어도 여전히 모든 물건이 주변이(주변에) 있는 상황을 상상해보자는 것이다.
111쪽 : 충분한 수분이 없으면 미생물은 살아나려고 발버둥 친다.(미생물은 살기 어렵다.)
112쪽 : 지극하게(지극히) 강인한 균주를 제외한 모든 균주의 성장이 중단된다.
112쪽 : 이런 이유에서 우리 미각은 염분을 갈망한다. 그러나(한편) 식품 보존을 위해서 대량의 염분이 사용된다.
113쪽 : 염장과 흔히 함께(함께 흔히) 사용되는 식품 보존 방법이 있다.
114쪽 : 식품이 자체로(식품 스스로) 방부제를 생성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있다.
120쪽 : 우리 소화기관에 기생하며 소화를 돕는 박테리아까지 생물계에서 나티라는(나타나는) 공통된 특징이다.
205쪽 : 이튿날 아침 그 외피를 벗겨내면 아편이 손에 쥐인다.(아편을 손에 얻는다.)
219쪽 : 모든 미국인 가각(각각) 9만 킬로와트시를 얻으면
255쪽 : 더 단순한 형태로는 승용차를 앞뒤로 쪼갠 후에 작동하지 않는 엔진에(엔진이) 장착된 앞부분은 버리고
자세히 찾아보면 잘못된 문장이 더 있겠고 그래도 책 전체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겠지만 더 완벽한 번역서를 위해서 다음 인쇄판은 문제 있는 부분을 고쳤으면 좋겠습니다.
※ 교보문고에 등록된 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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