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 도서관에서 읽은 서적으로 작가 베스 러브조이(Bess Lovejoy)가 쓰고 뮤진트리에서 2015년에 출판한 무덤의 수난사 - 죽어서도 편히 잠들지 못한 유명한 위인들(Rest in Pieces : The Curious Fates of Famous Corpses).
사람은 태어나 살아가다가 숨을 거두면 문화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가족이나 지인에 의해 매장이나 화장이라는 방식으로 장례식이 치러지지만 생전에 세상에 여러 영향을 끼친 나머지 죽어서 시신이 되어서도 그의 가치를 아는 다양한 사람들 또는 국가가 추억, 숭배, 과학 연구, 돈벌이, 정치 수단, 치료제 등 여러 목적을 가지고 서로 차지하려는 수모를 겪는 일이 부지기수였던 알렉산드로스 대왕, 아돌프 히틀러, 체 게바라, 오사마 빈라덴, 르네 데카르트, 갈릴레오 갈릴레이, 애드거 앨런 포, 엘비스 프레슬리, 찰리 채플린 등 유명한 사람들의 시신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성 니콜라우스가 주교로 지내며 선행을 베풀다가 죽은 후 성인으로 추앙받아서 힘과 기적을 가져다준다는 성유물을 차지하려고 무덤의 유골을 절도하는 일이 끊이지 않았던 이야기, 작곡가 요제프 하이든이 죽은 후 그의 친구이자 골상학에 빠져 있었던 요제프 카를 로젠바움이 그의 머리를 몰래 잘라 보관하다가 하이든이 거의 평생 일했던 에스테르하지 가문의 반환 요구에 가짜 두개골을 보내며 버티다가 결국 1954년에 협상하여 하이든의 진짜 두개골이 에스테르하지 교회에 묻힌 이야기,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죽은 후 부검을 담당한 병리학자 토머스 하비가 과학 연구를 목적으로 그의 뇌를 훔쳤고 이후 신경과학 연구의 소재로 쓰였다는 이야기,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이 암살당한 후 화폐위조범들이 그의 시신을 훔쳐 몸값을 요구하는 계획을 실행하다가 비밀검찰국에 현장 적발되어 미수로 끝났다는 이야기, 코미디언 배우이자 영화감독인 찰리 채플린이 죽은 후 도굴꾼이 그의 시신을 훔쳐 몸값을 요구하는 사건이 발생하지만 경찰의 끈질긴 추적 끝에 범인들이 붙잡히고 시신을 되찾은 이야기, 아르헨티나 페론 대통령의 영부인인 에바 페론이 죽은 후 국민의 추모 열기에 따라 방부 처리를 하지만 곧이어 쿠데타가 발생하여 국내가 불안해져서 이향 살이를 하다가 결국 고국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죽은 후 부검을 담당한 앙토마르시가 그의 성기를 잘라 보관하다가 세월이 흘러 경매시장에 나왔다는 이야기, 아프리카 중부를 탐험하고 빅토리아 폭포를 발견한 탐험가 데이비드 리빙스턴이 죽은 후 그의 하인들이 그의 고국인 영국으로 유해를 옮기기 위해 갖은 고생을 한 끝에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묻힌 이야기, 무법자 언론인으로 유명한 헌터 S. 톰슨이 죽은 후 생전에 부탁했던 마지막 소원(화장하고 남은 자신의 유해를 포탄에 실어 고향 근처에서 쏘아달라는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영화배우이자 그의 친구인 조니 뎁에 의해 성대하게 치러졌다는 이야기 등 오랜 과거부터 최근까지 다양한 유명인의 시신과 관련된 이야기를 보니 위인을 향한 살아있는 사람의 욕망이 너무 큰 나머지 유명인의 시신이 정말 갖은 고생을 겪는 것으로 보이고 현재 유명한 사람이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면 자신의 사후에 대해 좀 더 심각하게 생각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대부분 서양의 유명인을 사례로 들고 있는데, 자살로 생을 마감한 연예인 최진실의 유골함이 몇 년 전에 도난당하는 사건이 있었듯이 우리나라에서도 과거부터 현재까지 유명인의 시신이 이런 수난을 겪는 일이 많이 있는지 한번 확인해보고 싶습니다.
※ 알라딘에 등록된 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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