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 도서관에서 읽은 서적으로 로버트 실버버그(Robert Silverberg)가 엮고 오멜라스에서 2010년에 출판한 SF 명예의 전당 1 - 전설의 밤(The Science Fiction Hall of Fame, Volume One, 1929–1964).

1929년부터 1964년까지 미국에서 출판된 과학 소설 중에서 SFWA(미국과학소설작가협회)가 투표로 선정한 상위 15편을 포함해 대표 작품을 수록한 단편집으로 이전부터 SF라는 장르에 관심이 있었지만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유명한 작가의 소설을 읽어보지 않았기에 과학 소설의 여명기부터 황금기로 이어지는 대표작이 수록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는데, 꽤 오래전에 발표된 작품이기에 그때의 참신한 소재와 아이디어가 지금에 와서는 낡은 느낌이 있지만 SF에 바탕을 둔 상상력을 통해 이야기를 흥미롭게 이끌어가는 구성과 설정이 꽤 마음에 들고 책 뒷부분에 작가 소개와 작품 해설이 있어서 각 작품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책에 수록된 13편의 소설 중에서 흥미로웠던 부분과 짧은 생각을 적어봅니다.

1.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의 전설의 밤(Nightfall)
빛이 사라지지 않는 세상에서 빛이 사라졌을 때 생명체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이냐는 독특한 설정이 돋보입니다.

2. A.E. 밴 보그트(A. E. van Vogt)의 무기 상점(The Weapon Shop)
왠지 대영제국의 지배에서 벗어나려는 미국의 독립 전쟁이 생각납니다.

3. 머레이 라인스터(Murray Leinster)의 최초의 접촉(First Contact)
정체를 알 수 없는 두 종족의 첫 만남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철저한 사고실험을 거쳐 해결하는 구성이 돋보이는데 그 결말 말고 다른 해결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4. 아서 C. 클라크(Arthur C. Clarke)의 90억 가지 신의 이름(The Nine Billion Names of God)
짧은 내용이지만 세상의 종말이 시작되는 순간 두 기술자가 하늘을 쳐다보니 별이 하나둘 사라지는 것으로 끝나는 결말이 돋보이는데, 그 결말을 보면서 한 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
종말의 순간에 지구에서 쳐다봤을 때 별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지구에서 3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별이 사라지는 모습은 300만 년이 지나서야 지구에서 보이듯이 하늘에서 별이 사라지는 일은 현재가 아니라 먼 과거에 발생한 것입니다.
즉, 그 별의 시점에서는 미래에 발생하는 일 때문에 현재에 사라져야 한다는 점에서 모든 일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운명론에 바탕을 둔 결말이라고 생각합니다.

5. 톰 고드윈(Tom Godwin)의 차가운 방정식(The Cold Equations)
오빠를 만나고 싶은 한 소녀가 긴급연락선에 밀항했다가 결국 어떤 해결 방법도 찾지 못하고 충격적인 결말로 이어지는 구성이 돋보여 트롤리 딜레마 같은 도덕, 윤리의 문제를 생각해보게 하는데, 이 결말을 반박하며 다른 해결책을 제시하는 작품도 있다고 하니 한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 알라딘에 등록된 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

Posted by PC98 Libr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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