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98용 메타녀(メタ女 ~ 府立メタトポロジー大学付属女子高校SP)의 한글화 패치를 만들기 위해 대사를 분석하다가 발견한 부분.


위 장면은 생도회 부회장인 데빌 히데코가 자기 산하의 생도회원을 이끌고 천문부 북동지부를 기습하여 '5월 문서'를 빼앗으려고 하는 스테이지에서 생도회원의 공격에 목숨을 잃게 된 어느 천문부원의 마지막 대사로 이 천문부원이 내뱉은 대사 '뱃속의 아이만은....'의 올바른 표현은 '뱃속의 아이만은 살려달라'는 것으로 자신은 죽더라도 뱃속에서 자라나고 있는 아이는 죽이지 말라는 의미가 됩니다.

이 대사는 우리나라에 출시된 한글판 메타녀에서 삭제되고 대신 '뱃속이 허전해'로 수정되어 있는데 수정된 이유에 대해 생각하기에 앞서 이 게임의 배경과 현재 상황을 생각해 봤을 때 상당히 이질감이 드는 대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째.
이 게임의 배경은 부립 메타 토폴로지 대학 부속 여자 고교(약칭 메타녀), 즉 여자 고등학교입니다.
게임 설명서에 있는 캐릭터 소개를 보면 26세의 늙은(?) 학생도 있지만 15~19세 정도의 여학생이 대부분이기에 저 천문부원도 그 정도의 나이라고 추측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미성년자라는 상황에서 어느 남자와 나눈 성행위를 통해 임신하였다는 것이 됩니다.
하지만 이 게임에 등장하는 남자라고는 비밀 바이오 병기를 개발하는데 평생을 투자한 50세 전후의 교수뿐이고 이 교수와 성행위를 했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저 천문부원은 어디서 누구와 성행위를 하여 임신을 하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둘째.
이 게임은 학교를 배경으로 하지만 클럽 간의 치열한 싸움을 그리고 있어 각 클럽을 하나의 군대 또는 하나의 나라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렇다면 저 천문부원은 생도회의 기습을 막기 위해 싸우는 천문부라는 군대의 병사가 되는 것인데 어떤 전쟁에서도 최악의 상황이라면 모를까 임신한 여성을 전쟁터에 보내는 상황은 없다고 보기에 모순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 임신한 사실을 주위에 알리지 않았거나 임신 초기라서 저 상황이 가능했다고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셋째.
저 천문부원의 부탁을 들어준다고 한다면 일단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야 저 천문부원을 죽일 수가 있습니다.
아직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 모체를 죽이면 같이 죽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다만 저 천문부원이 만삭의 몸이었다면 그녀를 죽인 후 곧바로 배를 갈라 아이를 꺼내는 방법이 있으나 그런 경우에는 저 천문부원이 만삭의 몸으로 생도회의 기습을 막으려고 했다는 것이 되므로 이치에 맞지 않으며 임신 초중기의 상황이라면 뱃속의 아이를 살려달라는 부탁은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는 자신을 죽이지 말라는 의미가 되기 때문에 모순된다고 생각합니다.


위의 내용을 종합해 봤을 때 저 천문부원이 내뱉은 대사의 정확한 의도는 두 가지 상황에 따라 달리 해석할 수 있는데 하나는 저 천문부원이 임신도 하지 않았으면서 저런 대사를 내뱉어 자신의 목숨을 구하고자 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임신한 것은 사실이나 저런 대사를 내뱉어 생도회원의 환심을 사 뱃속의 아이뿐만 아니라 자신의 목숨도 구하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둘 다 뻔뻔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으나 그나마 후자는 재치를 발휘했다고 볼 수 있는데 그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Posted by PC98 Libr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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