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인 주인공의 노력으로 심신이 매우 허약해진 환자인 야노 호타루(이하 호타루)를 포함해 3명의 환자를 완쾌시켜야 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인 WIN용 눈색의 진료기록부(雪色のカルテ).


( 첫 플레이 때 호타루의 진료기록부 )

이 게임을 하기 전에 감상 글을 찾아보니 난도가 매우 높다고 적혀 있었지만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초반부터 호타루의 완쾌에만 집중하기로 하고 다른 두 명의 환자(유사, 미키)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으며 외래 진료해서 번 돈은 호타루를 위해 모두 투자를 했습니다.
아침, 점심, 저녁때마다 저장하고 호타루의 왕진에서 적절한 수치가 나오는 진찰이 나올 때까지 다시 불러오는 방법으로 진행한 끝에 신뢰도를 제외한 신체 및 정신적 부분의 수치를 전부 녹색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이벤트 같은 것은 거의 보지 못했지만 이 정도면 해피 엔딩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심신이 양호해진 호타루는 퇴원하면서 지옥 같았던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끝나더군요.
일단 이 게임은 환자의 완쾌가 목적이기에 이게 해피 엔딩인 걸로 생각하고 두 번째 플레이는 CG 갤러리를 채울 목적으로 각 환자의 성욕을 높이고 도덕성을 낮추는 방식으로 진행했더니 각 신체 부위의 수치가 너무 낮아 결국 주인공에게 호타루를 맡겼던 동료 의사에게 호타루의 남은 수명이 2일도 남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게 되고 지금까지 주인공이 한 일에 대해 후회하는 것으로 끝납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방향의 엔딩이 계속 나오기에 할 수 없이 공략을 찾아보니 신체 및 정신적 부분의 수치에 따른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하며 주요 이벤트를 다 거쳐야 올바른 엔딩을 볼 수 있다는 부분을 보고 정말 난도가 높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여 호타루와 나누는 성관계를 비롯해 방송 출연 및 고백 등 주요 이벤트를 거치며 3개의 엔딩을 모두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과 성적인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H엔딩이나 완쾌하여 새로운 삶을 되찾은 해피 엔딩보다는 이 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꼭 봐야 할 '눈 내리는 엔딩'이 가장 애절하면서도 슬프고 오프닝 장면에서도 일부 나오는 것을 봐서는 제작사가 이 게임을 만들면서 의도했던 엔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눈 내리는 엔딩에 대해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 눈 내리는 엔딩 ]


( 무리한 방송 출연으로 매우 심각한 상태로 돌아온 호타루가 괴로워하는 모습 )

가난하고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라오다가 난치병에 걸리면서 삶에 대한 의욕을 잃은 호타루가 주인공의 병원에 입원하면서 주인공의 헌신적인 치료로 여러 가지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었지만 돈도 없는 자신이 주인공에게 은혜를 갚을 방법이 없자 난치병에 걸린 환자를 위한 모금 활동 방송에 출연하면서 자신이 세상 사람들에게 뭔가를 해줬다는 기쁨과 함께 싱글 음반을 녹음하게 되지만 바깥 활동이 신체에 커다란 무리가 되었기에 결국 쓰러져 다시 주인공의 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하지만 상태는 좀처럼 호전되지 않고 30일이 지나 동료 의사의 병원으로 되돌아간 호타루는 하루도 넘기기 어려운 상태가 되자 동료 의사에게 주인공의 병원에 다시 가서 밤하늘을 보고 싶다고 부탁하여 주인공의 병원에 가게 됩니다.
호타루가 입원실에 있는 상황에서 동료 의사는 주인공에게 호타루의 싱글 음반(음반 제목은 雪色のカルテ)이 출시되어 잘 팔리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이 음반의 사용료가 주인공의 은행 통장으로 지급된다는 이야기를 해줍니다.
즉, 호타루는 자신의 생명을 포기하면서 녹음한 싱글 음반을 통해 주인공에게 은혜를 갚으려고 했던 것입니다.


호타루의 마음을 깨달은 주인공은 아픈 마음을 이끌고 호타루에게 가서 휠체어에 태운 후 동료 의사, 간호사 호노카와 함께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구경하는데, 시력까지 급격히 떨어진 호타루는 눈이 내릴 낌새도 없는 밤 하늘을 쳐다보면서 눈이 하나둘씩 내린다며 올해에는 눈을 보지 못할 거로 생각했다는 감동 어린 말을 힘겹게 꺼내며 조용히 눈을 감고 울먹임을 참던 주인공은 함박눈이 내려 내일 아침에는 온 세상이 흰 눈으로 덮일 거라며 다시 구경하자는 말로 맞장구를 치던 그때, 호타루의 아주 작은 소원이 하늘에 닿은 것인지 눈이 하나둘씩 내리기 시작합니다.
올해의 첫눈은 이렇게 시작한 것입니다...

Posted by PC98 Libr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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