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 만화의 정의, 1940년대와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에로 만화의 역사 그리고 다양한 소재(로리콘, 거유, 여동생, SM, 조교 등)의 특징과 발전을 분석하고 비평한 에로 만화 비평서인 나가야마 카오루(永山薫)의 에로 만화 스터디즈(エロマンガ・スタディーズ―「快楽装置」としての漫画入門)를 읽다가 마치다 히라쿠(町田ひらく)라는 만화가가 눈에 띄었습니다.
(책 표지 일러스트도 마치다 히라쿠가 그렸다고 합니다.)

책 초반에 이 만화가의 작품은 남성향 로리콘 전문의 잡지에 주로 연재되는 만화이지만 오히려 여성 독자에게 공감을 받아 팬 사인회에 참가한 사람의 절반 이상이 여성 독자였을 정도로 여성에게 인기가 많다고 언급했을 때에는 그냥 좀 특이한 만화가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제2부에서 로리콘 만화의 특징을 분석하고 작가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 만화가의 작품을 인용하는 부분을 봤더니 이 만화가의 작품에 관심이 가고 읽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인용되었던 작품인 졸업식은 나체로(卒業式は裸で)는 지도받는 소녀를 일류 학교에 진학하게 하는 유능한 가정교사인 주인공이 지도받는 소녀에게 사심을 품어 겁탈한다는 이야기로 울면서 겁탈당한 일을 부모와 경찰에게 일러바친다는 소녀를 향해 주인공이 '하고 싶으면 해. 하지만 네가 성공한 이후에 하도록 해. 그렇지 않으면 네게 남는 것은 남자에게 더럽혀진 자신의 몸과 붕괴한 너의 가정뿐이야.'라고 말하는 부분을 통해 주인공은 가련하고 연약한 소녀를 겁탈한 행위에 대해 자기변명(처음에는 저항했지만 나중에는 좋아하는 감정을 가지게 되었으니 문제가 없다는 등)을 하지 않고 그 소녀에게 주인공이 한 행위에 대한 결말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줘 주인공이 아닌 소녀가 주체가 된다는 점에서 로리콘 만화의 일반적인 모습과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만화가인 야마다 나이토(やまだないと)의 작품에서 '언젠가 더럽혀질 자신(=여성)의 몸이라면 스스로 자신의 소녀 시대를 깨버리는 것이 낫다.'라고 주장하듯이 마치다 히라쿠의 작품에서도 묘한 분위기가 느껴지기에 구매해서 읽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성년 코믹스라는 마크가 붙어 출판된 만화라서 우리나라에서는 음란물로 볼 것이 당연하기에 구매하여 읽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p.s 漫画に関するWebページ「OHP」에서 만화가 마치다 히라쿠의 단행본을 소개한 페이지를 볼 수 있습니다.

Posted by PC98 Libr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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