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리뷰/일본 애니메이션'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2.09.14 늑대아이
  2. 2012.05.14 컬러풀
  3. 2005.08.29 零花(rayca)는 꿈과 기억


1991년에 애니메이션 제작사 토에이 애니메이션(東映アニメーション)에 입사하면서 등단한 후 시간을 달리는 소녀(時をかける少女), 썸머 워즈(サマーウォーズ), 늑대아이(おおかみこどもの雨と雪) 등 세밀한 이야기의 구성 그리고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연출을 결합한 독특한 연출이 돋보이는 여러 TV판 애니메이션과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감독 호소다 마모루(細田守)의 최신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일본에서 2012년 7월 21일에 개봉한 늑대아이 아메와 유키(おおかみこどもの雨と雪)를 9월 13일에 늑대아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개봉했다고 하여 시내 극장에 보러 갔습니다.

조조 시간대에 봤기에 관객이 거의 없을 거라 예상했던 것과 달리 감독의 인기도를 보여 주듯이 30명 가까이 관객이 있어서(그중에 스님처럼 보이는 분도 계시더군요.) 좀 놀랐고 매번 가는 극장에서 늘 하나씩 챙기는 팜플렛이 없어서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극장에 가서 팸플릿을 챙겨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본 작품은 모 국립대학에 다니던 여대생 하나가 같은 강의실에서 한 남자를 만나 연인 사이로 발전하다가 추운 어느 날 그 남자가 자신을 늑대인간의 후예라며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지만 하나는 그 남자의 진실을 받아들이고 함께 살면서 사랑의 결실인 유키와 아메(눈 그리고 비가 내리는 날에 출산해서 그렇게 이름을 지음)를 낳게 되는데, 슬프게도 아메를 낳은 직후 그 남자가 세상을 떠나 버리고 늑대로 변신할 수 있는 유키와 아메를 데리고 도시에서 살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인적이 드문 농촌의 폐가로 이주한 후 홀로 폐가를 수리하고 밭을 일구어 작물을 열심히 가꾸는 힘든 나날 속에서도 인정 많은 마을 사람들의 도움을 얻으며 뱀조차 무서워하지 않는 누나 유키와 벌레조차 무서워하는 남동생 아메가 늑대인간인 사실을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열심히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초등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늑대가 아닌 보통 여자아이처럼 살려고 노력하다가 자신을 쫓아오며 관심을 나타내는 소년 소헤이에게 그만 늑대의 본성을 드러내며 다치게 한 유키의 이야기, 산속에 사는 여우를 스승으로 모시면서 숲이 바로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라고 인식하며 늑대의 삶을 원하는 아메의 이야기, 늑대와 인간의 삶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를 두고 크게 다투는 유키와 아메의 이야기, 집중호우가 내리는 어느 여름날 숲에 두 번 다시 가지 말라는 어머니의 부탁을 듣지 않고 숲으로 떠난 아메를 찾기 위해 숲 속에서 헤매다가 늠름하게 어른 늑대로 자란 아메의 모습을 보면서 결국 아들과 이별하게 되는 하나의 이야기 등 일부 긴장과 갈등의 전개가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늑대 또는 인간의 삶에 대해 고민하면서 각자의 삶을 찾는 두 아이 그리고 여러 고난을 이겨내며 두 아이를 열심히 키우는 어머니의 모습을 잔잔하고 따듯하게 그렸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도시 생활 중에 아픈 아메를 데리고 병원에 가려고 하지만 늑대인간이라는 사실을 들킬까 봐 고심하다가 소아 병원과 동물 병원에 각각 걸어 상담하거나 두 아이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매우 피곤하면서도 열심히 책을 통해 공부하는 하나의 모습, 유키와 아메의 미래를 암시하는 집 앞의 갈림길, 학년당 한 학급 정도만 있는 시골 학교를 배경으로 유키가 다니는 반과 아메가 다니는 반을 카메라가 번갈아 보여 주면서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둘의 성장 모습을 보여 주는 모습, 관객의 시선이 아닌 엄마 하나의 시선으로 두 아이와 나누는 대화 및 행동을 보여 주는 모습 등 일부 연출이 돋보였으며 특히 유키가 어머니께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어머니와 자신들의 이야기를 관객에게 설명하는 방식과 닫는 노래 '어머니의 노래'를 통해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이라는 이 작품의 주제를 명확하게 보여 줬다고 생각합니다.

2시간 가까운 상영 시간 동안 역동적인 움직임과 갈등의 극적인 해소 과정은 거의 없으며 관객이 하나 또는 유키 및 아메 중 누구를 주역으로 봤느냐에 따라 이야기의 마무리가 상당히 밋밋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유키와 소헤이에 대한 후일담이 궁금해지네요.) 활발하고 유쾌한 행동으로 귀여움이 물씬 풍기는 유년기의 유키 모습이 눈길을 끌고 이야기 전개도 복잡하지 않기에 아이와 부모가 함께 보면 더욱 좋을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추가]

1. 극장에 가기 전에 공식 블로그에서 관련 동영상인 육아일기 영상을 봤더니 하나가 아메에게 수유를 하는 장면에서 유두가 그대로 드러나는 모습이 나와서 전체 관람가 등급을 받은 극장 상영판에서는 삭제되는 것이 아닌지 조금 걱정했었는데 아무 문제 없이 보여 주는 것을 보니 역시 어머니의 사랑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2. 소헤이가 유키를 계속 쫓는 장면은 이전 작품의 모 장면과 거의 비슷하더군요.
3. 아메는 자기 이름의 유래처럼 비가 오는 날에 엄마의 곁에 나타났다가 비가 오는 날에 엄마의 곁을 떠나는군요. 설마 유키도 눈이 내리는 날에 독립하는 것일까요?
4. 아쉽게도 우리말 녹음이 없는데 썸머 워즈처럼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에서 우리말 녹음을 해서 언젠가 방영을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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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소개는 일본 공식 홈페이지국내 공식 블로그에서 볼 수 있습니다.)

죽은 주인공이 사후 세계에서 천사인지 알 수 없는 프라프라에 의해 6개월의 유예기간 동안 전생의 죄를 기억해야만 환생할 수 있다는 조건에 다시 이 세상에 돌아가게 되는데 환생한 몸은 며칠 전 자살한 중학교 3학년의 코바야시 마코토로 무능력한 아버지, 불륜을 한 어머니, 공부를 잘하지만 동생을 경멸하는 형 사이의 마찰 때문에 불화가 심하고 마코토 자신도 성적 최하위에 친구 한 명 없는 외톨이라서 또래에게 왕따를 당할 뿐만 아니라 마코토가 짝사랑하는 여학생 쿠와바라 히로카가 원조 교제를 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는 등 힘든 삶을 사는 상황이기에 마코토가 된 주인공은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원래의 마코토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저는 이 작품이 국내에 개봉된 2012년 5월 10일이 되어서야 우연히 알게 되었던 터라 원작 소설도 애니메이션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작품의 설명을 보고서 소재와 이야기 전개가 마음에 들어 지난 주말에 극장에 보러 갔는데, 역시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작품이기에 저를 포함해서 관객이 5명만 있었습니다.
아무튼, 자살을 시도한 마코토의 몸에 환생한 주인공이 마코토의 삶을 살면서 마코토의 가족 그리고 마코토의 삶에 대해 실망을 하고 화도 내면서 방황을 하게 되지만 친구 하나 없던 자신에게 마음이 맞는 친구가 생기고 삶에 대한 목표를 찾으면서 마코토와 가족의 교류가 다시 이루어지는 과정을 잔잔하게 묘사하고 있으며 집과 마을 그리고 학교와 주변 경관 등 일상을 화면에 그대로 옮긴 듯한 섬세한 묘사가 돋보여 실사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는데(다만, 그 정도가 너무 강한 탓인지 친구 사오토메와 함께 사라진 역의 흔적을 찾는 이야기 부분에서 배경과 캐릭터가 따로 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이 좀 강하더군요.), 이야기의 굴곡이 크지 않기에 사람에 따라서는 지루함을 느낄 수 있지만 저는 2시간 6분의 상영 시간 동안 자신의 삶에 대한 고찰, 가족애와 우정의 가치를 보여주는 이야기를 관심 있게 봤고 저 자신의 삶은 어떠했는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으며 이런 소재를 그리고 있기에 가족이 함께 볼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살, 왕따, 불륜, 원조 교제 이야기가 등장하기 때문에 15세 이상가 등급을 받은 것이 좀 아쉽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닫는 노래와 함께 제작진 목록(한국인 애니메이터도 많이 참여했더군요.)이 흐르는 부분에서 노래 가사도 번역해줬으면 노래를 이해하기 편했을 것 같고 마코토의 후일담도 짧게 소개해줬다면 멋진 마무리가 되었을 거로 생각합니다.


※ 아랫글은 이 작품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언급을 하고 있으니 직접 볼 예정인 사람은 읽지 마세요.

맨 처음 주인공이 마코토의 몸에 환생할 때부터 떠오른 생각은 저 자살한 마코토의 영혼은 어디에 있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주인공이 다시 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듯이 마코토도 다시 살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만약 주인공이 전생의 죄를 깨닫고 보니 바로 주인공 자신이 마코토였다면 어떤 이야기를 그려 줄 것인가 하는 상상도 했었는데 주인공이 마코토처럼 그림 그리기에 소질이 있다는 점 그리고 방황을 할 때 보냈던 공원이 마코토가 어렸을 때 형과 함께 놀았던 장소였다는 점에서 설마 했더니 결말 부분에서 그 생각이 들어맞았더군요.

그리고 이야기 흐름 속에서 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언급해봅니다.
마코토가 짝사랑하던 히로카가 중년 남자와 모텔에 들어가려던 찰나 마코토가 히로코의 손을 붙잡고 무작정 빗속을 달리는 장면이 이어진 후 왜 그런 남자와 만나느냐는 마코토의 말에 원조를 해주는 그 남자와 세 번 정도 만나면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마음껏 살 수 있다면서 그 남자 대신 마코토가 자기와 모텔에 가겠느냐는 말을 하던 히로카가 몇 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지금껏 지낸 자신의 삶이 잘못된 것 같다며 우는 것인지 알 수가 없네요.
또한 마코토가 자살하기 직전의 회상 장면에서 엄마가 모텔에서 한 남자와 함께 나오는 장면을 목격하는 모습이 등장하는데 엄마의 그 모습은 매우 슬퍼 보였기에 불륜 현장이 맞는 것인지 좀 의문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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零花(rayca)는 꿈과 기억  (0) 2005.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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零花(rayca)는 2002년 3월 25일에 출시된 OVA로 캐릭터 디자인을 초시공요새 마크로스로 유명한 미키모토 하루히코(美樹本晴彦)가 맡았습니다.
특이하게 캐릭터가 3D화되어 있지요.
그리고, 총 10화 중 첫 화와 마지막 화를 제외한 나머지 8화는 랜덤으로 5화가 플레이 되기에 한 번의 플레이로는 모두 볼 수 없다는 독특한 플레이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 본 문 ---------------


사람은 자는 동안 수십 번의 꿈을 꾸게 된다.
그러나, 기억에 남는 꿈은 수 개, 아니 아예 하나도 없을 수도 있다.

어제 참석한 상영회에서 마지막에 본 rayca.
미키모토 하루히코가 캐릭터 디자인을 맡고, 캐릭터가 3D인 이 애니메이션을 상영 당시 봤을 때는 추상화된 이미지들의 연속, 아무런 연관이 없는 각 화들로 말미암아 어떤 느낌도 없이 끝나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rayca에 대해 생각을 하던 중에 뭔가 이미지가 떠올랐는데, 그게 rayca와 어울리더군요.
제가 떠올린 rayca에 대한 이미지는 rayca 자체의 이야기를 완전히 무시하고 만든 것이지만, 어찌 보면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작품 내에서 볼 수 있던 '추상화된 이미지들의 연속', '아무런 연관이 없는 각 화들', 'rayca라는 여 캐릭터의 존재' '왜 이 타이틀은 랜덤플레이를 지원하는가?', '왜 시작과 마지막 화는 고정플레이인가?' 등에 대한 의문점을 전 꿈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해결하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생각한 rayca는 이 타이틀을 보는 각 개인의 꿈을 묘사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 꿈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rayca의 의문점들을 하나씩 풀어가도록 합시다.

1. 추상화된 이미지들의 연속
여 주인공 rayca를 제외한 그 모든 배경이 뚜렷한 이미지로 되어 있지 않고(일부 아닌 부분도 있습니다.), 그 이미지도 이지러지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추상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지요.
왜 추상적인 이미지를 배경으로 이용하였을까?
그건 사람의 기억체계가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눈으로 세상을 볼 때 눈으로 들어오는 모든 사물 중 자신이 관심을 두는 특정의 것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그 외에는 뚜렷한 이미지를 볼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눈에 들어온 특정의 이미지와 그 외의 이미지들 모두 뇌에 저장되어 기억되고 꿈이라는 것을 통해 다시 되새김질하게 됩니다.
꿈은 기억에 저장된 현실을 반영하여 이미지화되는데, 그 기억에서 끄집어내는 이미지들 중 특정의 것만 제대로 표현되고 그 외의 것은 추상적인 이미지로 보이는 것입니다.(그 이미지에 대한 정보부족 때문)
그래서, 기억에 남아 있는 꿈들을 설명하고자 할 때 아주 일부 특정 부분만 제대로 묘사할 수 있을 뿐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떠올리지 못하는 것도 바로 이 추상적 이미지의 존재 때문입니다.

2. 아무런 연관이 없는 각 화들
rayca에 보이는 각 화들이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은 왜일까요?
그건 각 화들이 각기 다른 꿈을 묘사하는 것으로 자신의 마음속에 깊이 존재하는 그 뭔가의 동기에 의해 꿈으로 표현되는 것이지만, 그 뭔가가 각각 단편적인 심상을 지닌 형상이라서 서로 간의 연관성이 없습니다.
물론 해몽이라는 것을 통해 꿈 간의 연관성을 지어 현실에 대해 예언을 하기도 합니다.

3. rayca라는 여 캐릭터의 존재
rayca라는 존재는 타이틀을 보는 사람의 꿈을 서로 연결하는 존재이자 타이틀을 보는 그 사람을 의미합니다.
rayca라는 존재를 통해 자신의 꿈들을 느끼고, rayca를 통해 또 다른 꿈으로 인도되기 때문입니다.

4. 왜 이 타이틀은 랜덤 플레이를 지원하는가?
사람은 자는 동안 수십 번의 꿈을 꿉니다.
물론 그 대부분 꿈을 꿨는지도 모릅니다.
이 꿈들이 매일 반복되는 것이 아닙니다.
매일 겪는 모든 일상사에 통해 얻는 기억들이 점점 축적되고 심상도 매일 변하기에 꿈도 같이 변화합니다.
그러니, 어제 꿨다고 해서 또 그 꿈을 꾼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물론, 그 꿈의 인상이 강렬해 기억에 존재하고 심상으로 남겨진다면 다시 그 꿈을 꿀 확률은 높아지겠지요.

5. 왜 시작과 마지막 화는 고정플레이인가?
이 타이틀의 특징은 랜덤 플레이지만, 시작과 마지막 화는 고정적으로 플레이됩니다.
왜일까요?
그건 시작과 마지막 화는 꿈이 아닌 꿈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작의 제목인 crossing, 마지막의 제목인 screen test.
crossing(=교차, 연결)을 보면 rayca가 뭔가를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뭘 기다리는 것일까요?
이 타이틀을 보는 사람의 또 다른 꿈으로의 연결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마음 깊숙한 곳에 존재한 심상이 자신에게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지요.
sreen test(심상 테스트), 이 작품 중에서 가장 중요한 화입니다.
이 화야말로 rayca라는 존재를 통한 시작과 끝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rayca가 뱉는 몇 마디의 말.
"당신은 나를 본다. 나도 당신을 본다. 나를 보라. 눈을."
(제대로 못 들었기 때문에 틀린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
이 말의 의미는 '타이틀을 보는 당신은 rayca를 통해 자신의 꿈을 보며 나 rayca는 당신의 꿈을 통해 당신을 본다. 나 rayca의 눈을 통해 당신은 자신의 또 다른 꿈으로 인도될 것이다.'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rayca의 눈을 통해 또다시 연결점인 crossing으로 인도되고 자신의 또 다른 꿈을 보게 되는 피드백 시스템적인 모습과 함께 sreen test 중에 보이는 화면의 열화현상은 꿈을 꾸는 것과 꿈에서 깨는 것의 경계선에 서서 rayca를 통해 그 선택의 갈림길에 있게 하는 이미지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sreen test는 꿈을 꾸는 바로 그 시작인, 꿈에서 벗어나는 그 끝인 장소입니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rayca라는 작품은 타이틀을 보는 사람이 자는 동안 꾸는 꿈들을 rayca라는 존재를 통해 느끼는 꿈에 대한 여행을 다룬 작품으로서 각 개인 간의 꿈에서 나타나는 심상들을 이미지로 묘사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rayca라는 작품은 부족한 점이 많은데, 랜덤 플레이 되는 부분의 화 수를 많이 늘려 꿈의 개수를 늘려야 했고, 플레이하면 할수록 랜덤 플레이 되는 화의 수를 늘리는 방법을 채택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타이틀입니다.
rayca를 보고 나서 셔플로 들어 있던 하루히코님의 인터뷰와 making of rayca를 봤더라면 이 작품의 의미가 뭔지 좀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걸 보지 못해 못내 아쉽군요.

※ 이 글은 2002년 5월 초에 DVD프라임의 애니메이션 소모임인 애니쥬스에서 있었던 DVD 감상회에 참여했을 때 봤던 零花(rayca)에 대한 감상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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