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토요일 밤에 잠을 자다가 뭔가 소리가 들려 잠을 깼었는데 처음에는 부모님 목소리로 생각했다가 좀 더 자세히 들어 보니 거실 TV에서 나오는 영화의 소리이기에 다시 눈을 감았습니다.
그런데 라디오에서 소리가 들려 귀를 기울이니 '영화를 찾는 사람들'이라는 방송을 하고 있었고 웬일인지 1980년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TV 애니메이션 변덕쟁이 오렌지 로드(きまぐれオレンジ☆ロード)를 소개하던데, 작품 줄거리와 등장인물을 소개하고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 주옥같은 노래들도 언급하면서 그 당시 우리나라에도 소개되었다는 설명과 함께 노래를 하나 보여 주더군요.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등장한 마도카와 히카루가 듀엣으로 노래를 부르는 장면으로 그 장면을 감상하다가 20여 초 지났을 때 갑자기 소리가 들리지 않아 갑작스러운 방송 사고인가 생각했지만 몇십 초가 지나도 소리가 나지 않아 이상한 느낌이 들어 눈을 떠 라디오 쪽을 쳐다봤더니 꺼져 있었습니다.
(이때 시계를 보니 새벽 2시쯤)

즉 TV 소리에 잠을 깼다가 다시 눈을 감은 부분과 꺼져 있는 라디오를 쳐다본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꿈이었다는 것인데(라디오 방송에서 TV처럼 영상이 나올 리가 없죠!), TV 애니메이션은 본 적이 없지만 만화책과 극장용 애니메이션 그리고 음반을 통해 작품의 매력에 푹 빠졌던 애니메이션이 이렇게 꿈속에 등장하다니 좀 뜻밖이고 어쩌면 다시 보고 싶다는 잠재의식의 발현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