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 도서관에서 읽은 서적으로 여러 여성의 초경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이트인 My Little Red Book을 개설한 여대생 레이첼 카우더 네일버프(Rachel Kauder Nalebuff)가 그 사이트에 모인 글을 엮고 부키에서 2011년에 출판한 마이 리틀 레드북 - 100명의 솔직한 초경 이야기 '여자는 누구나 그날을 기억한다'(My Little Red Book).

가족과 함께 할아버지 댁에 가서 수상스키를 타다가 갑자기 초경을 맞이하나 생리대가 없어 성인용 기저귀를 차게 되어 가족의 농담거리가 되지만 그 이야기를 들은 친척 여자들이 각자의 초경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초경담에 흥미가 생긴 레이첼 카우더 네일버프가 고등학교 과제로 발표하고 여러 여성의 초경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이트인 My Little Red Book을 개설한 것이 계기가 되어 책을 출판하였다고 합니다.
책에는 소설 가십걸(Gossip Girl)의 저자 세실리 본 지게사(Cecily von Ziegesar), 소설 프린세스 다이어리(The Princess Diaries)의 저자 멕 캐봇(Meg Cabot), 자서전 호밀밭 파수꾼을 떠나며(At Home In The World)의 저자 조이스 메이나드(Joyce Maynard)를 포함해 10대 소녀부터 100세 할머니까지 다양한 문화와 나라의 여성들이 초경에 대한 기대와 불안 그리고 생리용품의 사용법을 배우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터놓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초경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팬티에 생긴 얼룩과 다리에 흐르는 피를 보고 곧 죽는 줄 알고 며칠 동안 괴로워했던 이야기, 성교육서에서 빨간 피가 나온다고 했지만 정작 팬티에는 갈색 얼룩이 있어 초경을 시작한 줄 몰랐다는 이야기, 네 살 때 화장실에 있는 엄마가 다리 사이에 손을 뻗어서 실이 매달린 핫도그(=탐폰)를 질에서 빼내는 모습을 보고 어리둥절했던 이야기, 엄마의 생리대를 인형 침대로 오해하여 인형과 함께 가져 놀다가 남자 손님이 보고 놀랐다는 이야기, 주위 친구들과 달리 초경이 없거나 반대로 자기 혼자만 초경을 하게 되어 말 못할 고민을 하게 된 이야기, 자신보다 먼저 초경을 시작한 동생을 질투한 이야기, 초경을 하게 되었다며 엄마에게 털어놓았더니 이제 여성이 되었고 기쁨과 고통을 함께 겪으라는 전통 의식이라며 엄마가 뺨을 때렸던 이야기 등 여자라면 10대 시절에 반드시 겪게 되는 초경에 대한 이야기를 유쾌하고 재미있게 실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여자라면 바로 자기 이야기라고 공감하며 읽겠으나 초경이라는 경험을 결코 할 수 없는 남자는 공감하며 읽을 수 없겠지만 변기에 버려져 부풀어 오른 생리대를 보고 기겁하거나 초경을 하게 된 딸 앞에서 얼굴을 붉히거나 오히려 축하하는 아버지의 모습도 묘사하고 있어 만약 나중에 자신에게 딸이 생기고 그 딸이 초경을 하게 된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어떤 마음으로 대해야 할지 고민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기에(저라면 그 딸에게 이 책을 선물해주고 싶네요.) 초경을 앞두거나 이미 경험한 여자 그리고 초경과 관련 없는 남자도 모두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알라딘에 등록된 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

Posted by PC98 Libr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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