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4년 전쯤에 해봤던 SFC용 카마이타치의 밤(かまいたちの夜)을 오랜만에 해봤습니다.

카마이타치의 밤은 제게 노블이라는 장르의 재미를 가르쳐주고 그 후로도 노블에 관심을 두게 한 장본인으로 1999년쯤에 한글 패치로 즐긴 Leaf(リーフ)의 비주얼 노블 게임인 시즈쿠(雫 ~ しずく)와 To Heart(トゥ ハート)를 먼저 접했지만 정통파 사운드 노블이고 일본어 그대로 즐긴 것은 이 게임이 처음이었습니다.
그 당시 사람들이 훌륭한 게임이라고 칭찬하여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12월 말 밤에 아무런 지식 없이 진행하였는데 펜션 슈플에서 펼쳐지는 죽음의 그림자와 선택지가 점점 늘어나면서 다양한 이야기로 갈라지는 분기에 매료되어 한겨울에 창문을 활짝 열어두고 실제로 추위를 느끼면서 진짜 범인은 누구인지 고민하고 점점 다가오는 살인의 공포를 만끽하며 플레이한 끝에 새벽 5 쯤에 첫 번째 시나리오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유령편, 스파이편 등 나머지 시나리오도 진행했지만 특정 시나리오로 가는 방법을 몰라 도중에 그만두었습니다.

그런 경험을 했던 저는 그때의 느낌을 다시 경험하고자 어제 똑같은 상황으로 진행을 해봤는데 4년이 흘러 게임에 대한 기억이 매우 흐릿해졌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곧바로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차리고 범인을 선택하는 부분에서 올바른 추리를 하여 곧바로 엔딩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서로 의심한 나머지 하나씩 죽어나가게 되는 진행과 펜션 슈플에 있는 사람이 다 죽은 상황에서 들어 온 주인공 일행이 겪게 되는 공포도 이미 상황을 알고 있기에 전혀 느낌이 와 닿지 않아 밤 12시쯤에 그만두고 말았습니다.
역시 첫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기억을 모두 지우고 처음부터 즐기는 것이 아니라면 똑같은 느낌을 받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예전과 같은 느낌은 경험할 수 없지만 계속 진행하면서 그 당시 못 봤던 시나리오를 하나씩 찾아봐야겠습니다.

Posted by PC98 Libr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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