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 세력에 맞서기 위해 설립된 비밀단체인 엑스컴의 활약을 그린 턴 전략 게임인 엑스컴(X-COM) 시리즈 중에서 두 번째 작품인 DOS용 엑스컴 2(X-COM - Terror from the Deep)는 화성에 있는 외계인의 본거지를 파괴하여 평화를 되찾은 후 30년이 지난 2039년에 지구 심해에서 깨어난 외계인 세력과 다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바다가 배경으로 등장하기에 수중전이 주류를 이룬다는 점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게임 묘사에서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띄더군요.

그건 바로 산소입니다.
수중전을 통해 외계인 잠수함을 격추한 후 엑스컴 대원들이 탑승한 수송선을 보내 남아 있는 외계인과 전투를 하게 되는데, 엑스컴 대원은 인간이고 인간은 폐호흡을 하므로 바닷속에서는 산소 공급이 가능한 잠수복 기능의 방어복을 입어야 합니다.
산소가 필요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전투 턴이 길어지면 점점 줄어드는 산소를 보충하기 위해 휴대용 산소통을 미리 준비하거나 외계인 전멸을 앞두고 부족한 산소 때문에 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등장하고 전투 중에 긴장 또는 공포 상태에 되면 평소보다 산소를 더 빨리 소비하는 등 게임 시스템에 산소라는 요소를 추가했다면 보다 현실감 있는 전투가 가능했을 거로 생각합니다.
그와 함께 외계인의 공격으로 부상을 당하면 구급상자로 치료를 하게 되는데 지상전이라면 아무 문제 없겠지만 바닷물 천지인 수중에서 부상을 당하면 부상을 먼저 생각하기에 앞서 망가진 방어복(특히 머리 부분)을 통해 점점 차는 바닷물에 의해 익사 당하는 것을 먼저 걱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다를 배경으로 외계인과 수중전을 해야 하는 내용은 눈길을 끌지만 전작의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한 부분이 많아 그 설정을 잘 살리지 못한 점이 좀 아쉽습니다.

Posted by PC98 Libr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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