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제작사 닛폰 애니메이션(日本アニメーション)의 TV판 애니메이션인 세계명작극장(世界名作劇場) 시리즈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중 하나인 빨간머리 앤(赤毛のアン)에서 제1화부터 6화까지의 내용을 재편집하여 1989년에 극장판으로 공개하려다가 하지 못하고 20여 년이 흘러 일본에서2010년 7월 17일에 개봉한 후 약 2년이 흐른 2013년 1월 9일에 드디어 우리나라에 개봉한 극장판 빨간머리 앤 - 그린 게이블로 가는 길(劇場版 赤毛のアン グリーンゲーブルズへの道)을 어제 극장에 가서 봤습니다.

빨간머리 앤은 1980년대 시절에 KBS판을 무척 재미있게 봤던 추억의 애니메이션이기에 이번 극장판도 꼭 보기로 한 상황에서 1달 전에 봤던 예고편 동영상을 통해 새로 우리말 녹음을 한 사실을 알게 되어 조금 걱정을 했지만 그냥 우리말 녹음판을 봤는데, 원판을 중요시하는 터라 자막판을 볼 생각을 했지만 대부분 우리말 녹음판을 상영하는 상황이고 앤 셜리 역을 맡은 성우 이지영 님을 비롯해 여러 유명한 성우들이 참가했기에 연기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을 해보고 싶었으며 어차피 일본어판(=자막판)은 2년 전에 일본에서 출시된 BD판을 구매해서 보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극장판에서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앞서 말했듯이 이번 극장판은 TV판을 재편집한 것이기에 내용과 영상은 거의 차이가 없지만 아주 약간 새로 추가된 영상 그리고 편집 탓에 내용이 약간 이어지지 않는 부분(앤이 창가의 꽃에 이름을 짓는 장면을 삭제한 상황에서 앤이 꽃의 이름을 곧바로 부르는 장면 등)이 눈에 띄었고 큰 화면에서 펼쳐지는 각 장면과 아름다운 풍경을 좀 더 세세하게 볼 수 있었던 한편 디지털 리마스터링에 힘입어 앤의 빨간 머리가 실제로 빨갛게 보인다는 점(물론 너무 빨갛다는 느낌도 조금 있음)이 꽤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말 녹음판에 대해 처음 걱정했던 것과 달리 앤 역을 맡은 이지영 님, 마릴라 역을 맡은 성선녀 님, 매튜 역을 맡은 온영삼 님 등 성우마다 맡은 인물의 성격을 잘 나타냈다고 느꼈기에 거의 어색함이 없었는데 다만 마릴라와 매튜가 입양을 원하는 아이가 앤 자신이 아닌 남자아이라는 사실을 알고서 통곡하며 우는 장면에서 가슴이 미어터지듯이 큰 소리로 엉엉 우는 대신 그저 울고 있다는 느낌으로 연기를 한 점이 좀 아쉽습니다.

고아인 앤 셜리가 마릴라와 매튜가 사는 초록 지붕 집에 살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요즘 영화의 화려한 영상과 박진감은 없지만 셀 애니메이션의 따뜻함 그리고 감수성과 상상력이 풍부한 앤 셜리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애니메이션에 추억을 가진 분이나 여성분에게 추천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나중에 DVD나 BD로 출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s 제6화까지의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쉽기에 예전에 구매한 빨간머리 앤의 방영 25주년 기념 음반인 빨간머리 앤 - 추억의 음악관(赤毛のアン ~ 想い出音楽館)과 빨간머리 앤의 관련 자료(등장인물의 색 지정, 앤 셜리의 캐릭터 디자인 과정, 미술 보드, 미야자키 하야오의 오프닝 이미지 보드, 일부 화의 레이아웃, 타카하타 이사오 및 주연 성우의 인터뷰 등)가 수록된 세계명작극장 빨간머리 앤 메모리얼 앨범(世界名作劇場「赤毛のアン」メモリアル・アルバム)을 다시 한 번 듣고 읽어 보면서 옛 추억에 잠겨 본 후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애니메이션 DVD를 다시 꺼내 감상을 해봐야겠습니다.

Posted by PC98 Librar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