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용 환상의 달밤을 잠시 해보고

어느 날 저녁, 주인공인 타나카 타카시는 거의 가보지 않던 언덕 공원에 갔다가 하늘색 기모노를 입은 한 여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오랫동안 기다린 끝에 만나서 반갑다는 듯이 친근하게 인사를 하는 그녀를 보고 누구인지 잠시 생각하는 짧은 사이에 그녀의 모습은 사라지고 유령이라고 생각한 주인공은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날 밤, 누군가 문을 두들기는 소리에 나가 보니 친구인 하즈키의 후배 미나미가 바로 그 여성을 데리고 와서는 여자 친구를 공원에서 밤늦게까지 기다리게 하는 선배(=타카시)의 모습에 실망했다면서 화를 내는 소동이 일어난 끝에 현재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 보니 하늘색 기모노를 입은 여성은 아사기리 아야메라는 아가씨로 연인인 타나카 타카시 님과 했던 약속 때문에 계속 기다리다가 오늘 저녁이 되어서야 만나게 되어 이렇게 찾아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야메가 말하는 타카시 님에 뭔가 걸리는 부분이 있어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해봤더니 아야메가 말하는 타카시 님은 사실 주인공의 증조할아버지인 타나카 타카시이었고 아야메는 미나미의 증조할아버지의 여동생으로 1923년에 있었던 관동대지진으로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주인공은 그 사실을 아야메에게 설명하지만 아야메는 자신이 죽어 유령이 되었다는 것도 지금이 1920년대가 아닌 1990년대 후반이라는 것도 전혀 인식을 못 하고 있어 어쩔 수 없이 해결 방법을 찾을 때까지 아야메와 같이 지내기로 합니다.
한편 미나미는 신사에 있는 친척에게 아야메에 대해 이야기를 하니 아야메는 이미 죽은 지 70년이 지났고 한곳에 머물러야 하는 지박령임에도 이렇게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으로 보아 머지않아 혼이 완전히 소멸하게 될 거라며 그전에 성불시켜 달라는 말을 듣게 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타카시는 약 2개월 동안 아야메의 명일인 9월 1일이 되기 전에 성불시킬 방법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 요즘도 저렇게 서방님을 맞이하는 여성이 있을까요? )

PS용 환상의 달밤(まぼろし月夜 ~ 月夜野奇譚)은 주인공 타카시와 주인공을 연인이라고 생각하는 유령 아가씨 아야메의 동거 생활을 그린 작품으로 아야메를 알게 된 사람과 힘을 모아 그녀를 성불시킬 방법을 찾으며 서로 사이가 좋아지고 결국 아야메를 성불시키는 것으로 끝나는 이야기를 그려 일반 연애 어드벤처 게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1920년대 사람이었던 아야메가 보여주는 고전적인 여성상(문 입구에서 기모노를 입은 모습으로 다소곳이 주인공을 기다리는 모습, 같이 길을 걸을 때에는 남자보다 세 걸음 뒤에서 걷는 모습, 남자보다 먼저 자는 것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모습 등)과 현대 문명을 잘 몰라 발생하는 엉뚱한 행동 그리고 주인공의 주변 사람들이 아야메를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상황(주인공의 친구이자 합기도부 주장인 하즈키는 아야메를 통해 담력수련을 하고 하즈키의 쌍둥이 여동생인 미유키는 아야메를 이용하여 과학적으로 유령의 존재에 대해 실험을 하는 등)을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 아야메가 유령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미유키 )

약 20여 일 동안 조금씩 하여 첫 엔딩을 봤는데 하필이면 Bad Ending으로 여러 사람과 만나는 것에 열중하다 보니 아야메를 성불시킬 방법을 결국 찾지 못해 아야메는 소멸해 버리고 주인공은 2개월 동안 있었던 일을 모두 잊어버린 후 다시 언덕 공원의 그녀를 만났던 곳에 갔다가 자신에게 뭔지는 모르지만 꿈 같은 일이 있었다며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끝맺게 되기에 다음에는 만나는 사람 수를 줄여서 제대로 된 성불 방법을 찾아야겠습니다.


( 빨래판을 이용해 빨래해야 하는데 뭔가 하얀 통에서 빨래 물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모습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아야메와 그런 모습에 당황하는 리오 )


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주인공의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해수욕장에 간 모습인데 이 작품의 특징 중 하나로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성인 만화가인 타지마 야스에(田嶋安恵)가 그린 거유 여성의 모습을 잘 보여 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왼쪽의 대담한 수영복을 입은 여성은 주인공과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내던 소꿉친구이자 세 살 아래의 여동생이나 마찬가지인 리오로 중학교 3학년이라는 나이답지 않게 성장한 모습이고 오른쪽의 비키니를 입은 여성은 주인공의 친구이자 합기도부 주장인 하즈키로 운동하는데 좀 불편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