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전략 게임 중에서 가장 복잡한 게임성을 보여준 마스터 오브 오리온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WIN용 마스터 오브 오리온 3(Master of Orion 3)를 해봤습니다.

마스터 오브 오리온 1, 2를 통해 오묘한 재미를 느꼈기에 2003년에 국내 한정 수입판을 구매하여 2005년에 게임 플레이를 시도했지만 너무 복잡해서 곧바로 포기했었고 이번에 제대로 즐겨보자는 생각으로 설명서를 꼼꼼히 읽으면서 플레이 방법을 익히며 진행했었는데 처음에는 모든 것이 신기하기에 재미를 느낄 거로 생각했지만 수십 번의 반복 플레이로 게임의 흐름을 어느 정도 파악하니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더군요.


WIN용 마스터 오브 오리온 2(Master of Orion 2)에서 모든 것을 플레이어가 조작하기에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불편함을 막고자 제국의 자금을 각 분야에 할당하면 각 행성의 총독(=AI)이 알아서 개발하도록 바뀌었지만 플레이어의 의도와 달리 자기 멋대로 지역을 개발하고 군대를 생산하기에 매 턴 행성에 들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만들고 있는지 확인해야 했습니다.(물론 각 AI를 끌 수 있고 필요없는 시설과 군대를 취소할 수 있지만 다음 턴에 다시 생기더군요. )

그리고 기술 연구는 6개의 분야에 자금을 할당하면 연구진이 알아서 신기술을 발견하고 실용화시키게 되는데 어떤 신기술이 발견되고 그걸 언제 실용화시킬지 알 수가 없으므로 해당 분야에 투자를 많이 하는 것으로 빨리 성과가 나오기를 빌어야 합니다.
물론 이쪽이 더 현실적이고 마스터 오브 오리온의 기술 개발 시스템을 개선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신기술 습득이 중요한 게임이기에 이와 비슷한 방식을 보여준 WIN용 시드 마이어의 알파 센타우리(Sid Meier's Alpha Centauri)처럼 플레이어가 직접 원하는 기술을 하나하나 선택해서 개발할 수 있는 설정이 따로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매 턴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상황 보고서가 뜨는데 처음에는 보고서가 2~3개에 불과하지만 점차 행성 수를 늘리고 각종 기술이 개발되면 수십 개로 늘어나기에 상황 보고서를 보는 것만으로도 지친다는 생각이 들고 실시간 진행으로 바뀐 전투는 그냥 검은 화면에서 이루어지기에 우주에서 싸운다는 느낌이 거의 없으며 애니메이션 처리로 볼거리가 많았던 마스터 오브 오리온 2에 비해 이주선 착륙, 지상전을 비롯한 여러 이벤트를 대부분 글자와 숫자로 채워 매우 심심하더군요.

이런 점들 때문에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없어 계속 이 게임을 해야 할지 고민 중인데,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었던 마스터 오브 오리온 2의 시스템을 계승하고 그래픽 쪽만 개선했어도 어느 정도 좋은 평가를 받았을 거로 생각합니다.

Posted by PC98 Libr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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