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계나 미소녀계의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에서 등장인물 소개를 보면 여 캐릭터의 신상 정보(키, 나이, 생년월일, 혈액형, 체중, 쓰리 사이즈, 취미 등)를 자세히 표기하여 그 캐릭터의 특성과 개성을 쉽게 알 수 있게 해줍니다.
그런데 예전에 애독했던 PC 게임 잡지인 PC 챔프(=PC 파워진) 1998년 7월호를 며칠 전에 살펴보다가 풍경 사진을 주로 찍는 카메라맨으로 활동하는 주인공이 18세 미만의 여성을 주제로 한 사진 콘테스트에 참가하라는 권유를 받고 모델이 되어 줄 여학생을 찾아 딱 맞는 사진을 찍기 위해 열심히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해당 여학생과 교류를 쌓아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Sun Soft(サンソフト)에서 제작한 WIN용 포토 제닉(フォトジェニック)의 한글판 광고가 눈에 띄더군요.
(이 게임은 PC98용, WIN용, SS용, PS용으로 출시되었지요.)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스기야마 겐쇼(すぎやま現象)가 그린 세 명의 여 캐릭터 그림을 감상하며 그 당시 이 게임을 구매하지 않은 것을 조금 아쉬워하면서 아래쪽으로 눈을 돌리니 세 명(미나미, 아야노, 이즈미)의 신상 정보가 있어 좀 더 자세히 보다가 좀 이상한 부분이 있던데 바로 발 크기!!.
미소녀계나 연애계 게임을 그리 많이 접했던 것은 아니지만 등장하는 여 캐릭터의 신상 정보에 저렇게 발 크기를 언급하는 게임은 본 적이 없고 그 유명한 두근두근 메모리얼(ときめきメモリアル), 센티멘탈 그래피티(センチメンタルグラフティ)뿐만 아니라 연예인 육성 시뮬 게임인 탄생(誕生 ~ Debut)에서도 저런 정보는 없었습니다.
혹시, 이 게임에 등장하는 여 캐릭터들이 모델이나 다름없기에 저 정보도 같이 언급한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 발 크기가 중요한 모델은 발이 바로 상품이라 할 수 있는 구두, 스타킹 전문 광고 모델 뿐이고 이 게임에서 그런 광고에 필요한 사진을 찍는 모습은 전혀 나오지 않기에 왜 저런 정보를 언급하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적당한 난도와 연출, 아기자기하며 재미있는 전투 시스템, 간편한 인터페이스 그리고 멋진 일러스트로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WIN용 파랜드 택틱스(Farland Tactics).
1996년 7월부터 2003년 11월까지 꾸준히 구매했던 게임 잡지인 PC 파워진(=구 PC챔프)을 공간 문제로 대부분 버리고 일부 남아 있는 것을 며칠 전에 다시 읽어보다가 1997년 5월호에 이 게임의 광고가 실려 있어서 예전의 추억을 떠올리며 광고를 살펴봤더니 이상한 부분이 눈에 띄더군요.
이 게임을 구매하여 즐겼던 1997년에는 이 게임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기에 몰랐지만 뒤늦게 이 광고를 다시 보니 그 이상한 부분을 보고 웃음을 짓게 되었는데 어느 부분이 이상한 것인지 한 번 찾아보세요.
이상한 부분을 찾으셨나요?
바로 위 사진에서 Japan Top 10과 Gold Sales Top 10의 1위에 적혀 있는 파랜드 택틱스(ファーランドタクティクス)가 이상한 부분입니다.
파랜드 택틱스를 일본어로 표기한 것이 무엇이 문제이냐고 반문하실 수 있는데, 저도 이 게임을 즐겼던 시절에는 파랜드 택틱스라는 이름으로 알고 있었지만 예전에 이 게임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니 원래 일본명은 파랜드 사가(ファーランドサーガ)로 국내에도 이 이름으로 출시하려고 했지만 이미 다른 유통사에서 파랜드 스토리 8을 파랜드 사가로 개명하여 출시하였기에 할 수 없이 파랜드 택틱스라는 이름으로 개명하여 출시하였다고 합니다.
즉, 일본에는 파랜드 사가라는 게임은 있어도 파랜드 택틱스라는 게임은 존재하지 않는데 저렇게 일본의 게임 순위에 파랜드 택틱스가 적혀 있으니 이상할 수밖에요.
파랜드 사가를 파랜드 택틱스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국내 유통사에서 저 순위를 인용한 광고를 만들 때 혹시 일본어를 아는 사람이 이 광고를 보고 파랜드 택틱스의 광고인데 왜 일본어로 파랜드 사가라는 전혀 다른 게임의 이름을 표기하는지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저렇게 파랜드 택틱스로 수정했다고 추측하지만 그래도 이 게임이 일본에서 인기가 있었다는 근거로 순위를 인용한 거라면 그대로 표기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Japan Top 10의 오른쪽에 '파랜드 스토리의 최신작 파랜드 사가'라는 글과 순위 1위의 파랜드 택틱스의 불일치에 웃음이 나오더군요.
p.s 파랜드 스토리 8(=파랜드 사가), 파랜드 사가(=파랜드 택틱스) 모두 같은 국내 유통사에서 출시했다고 하네요.
이제 며칠 남지 않은 2009년을 되돌아보면서 1년 동안 해봤던 다양한 게임 중에 무척 재미있게 즐겨 기억에 남는 게임들을 써보는데, 올해에는 그리 많은 게임을 즐기지 않아서 몇 개 없네요.
1. WIN용 발더스 게이트 2 (제작 : Bioware)
포가튼 렐름 세계관과 AD&D 규칙을 기반으로 하여 주인공의 출생 비밀이 밝혀지는 발더스 게이트 1에 이어 주인공의 힘을 차지하려고 했던 이레니쿠스의 야망, 살육의 신 바알의 자손끼리 싸우게 하여 그들의 에센스를 모아 여신이 되려고 한 바알의 최고 여사제 멜리산의 야망을 저지하는 게임으로 다양한 직업을 가진 개성 강한 동료를 모아 퀘스트를 통해 파티를 강화시키고 등장인물의 레벨이 신의 경지까지 성장할 수 있는 만큼 드래곤, 리치 등 매우 강력한 몬스터가 등장하여 각종 마법과 전술을 통해 돌파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2. PS용 데빌서머너 소울 해커즈 (제작 : Atlus)
알곤 회사에서 개발한 패러다임 X라는 사이버 공간을 통해 인간의 새로운 교류가 시작된 아마미 도시를 배경으로 해커 집단 스푸키즈의 일원인 주인공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레드맨를 만나 얻게 된 총 형태의 COMP에서 나타난 네밋사라는 여성 전령과 함께 행동하며 사건을 해결하게 되는 게임으로 여신전생 시리즈의 기본 형태는 그대로이지만 난도를 낮추고 COMP에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설치하여 성능을 확장하고 좀 더 복잡해진 교섭과 악마의 성격에 따른 충성도 변화, 인형과 악마를 합체하여 자신의 입맛에 따라 악마를 만들고 성장시킬 수 있는 조마 합체 시스템 등 여러 가지 추가 요소가 있으며 네밋사를 비롯해 개성이 강한 여러 등장인물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재미있었습니다.
3. PS용 위저드리 5 (제작 : Soliton)
릴가민에 존재하는 4개 자연의 요소를 관장하는 게이트 키퍼를 붙잡아 미궁 깊숙한 곳에 가둔 사악한 여 마법사 손을 무찌르고 게이트 키퍼를 개방하여 평화를 되찾게 되는 게임으로 다양한 직업과 종족 중에서 자신 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파티를 구성한 후 던전을 탐험하는 위저드리 시리즈의 기본 형태는 그대로이지만 던전의 구성이 크게 확대되고 후위 공격 및 NPC 그리고 수영 레벨이 새로 추가되었으며 대화나 공격을 통해 여러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단서를 얻어 던전을 돌파해야 하는 더욱 탄탄한 구성을 보여줬습니다.
원작 소설을 토대로 제작된 턴 전략 게임인 은하영웅전설 시리즈 중에서 국내에 한글화되어 출시되었던 DOS용 은하영웅전설 4 EX(銀河英雄伝説4 EX)를 하다가 특정 이벤트를 보고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 게임은 이전 작품과 달리 한 개인의 관점에서 진행하기에 신의 관점에서 모든 부분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군사 작전, 함대 출격, 조병창 및 방어기지 건설, 방위관 특파 등 여러 명령을 상관에게 제안할 수 있을 뿐이고 여러 함대로 성계 침공 및 방어할 때에도 자신의 함대만 조종할 수 있습니다.(물론 계급이 높아지면 어느 정도 지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제안이 종종 무시되는 것을 겪다 보면 짜증이 나서 정치공작치 8000이 되는 인물을 이용해 쿠데타를 일으키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국가 요직에 오르거나 원수나 재상에 올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진행하게 됩니다.
바로 이 쿠데타 부분으로 군사 정부 시절에 이 게임이 등장했다면 국내에는 수입 및 판매 금지를 당했을 거로 생각합니다.
자신들이 쿠데타에 성공하여 정권을 차지했지만 이렇게 쿠데타가 등장하는 게임을 사람들이 했을 때 현 정권에 불만을 품고 게임처럼 쿠데타를 하자라는 생각을 조장해 현 정권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파악하여 이 게임을 수입 및 판매 금지하고 한발 더 나아가 이 게임을 소장하거나 게임에 대해 언급만 해도 현 정권을 부정하고 전복시키려는 사상이 있다며 국가보안법으로 긴급 체포에 나섰을 것 같습니다.
그냥 게임의 특정 이벤트를 보고 상상한 것에 불과하지만 그 당시 우리나라의 현실을 생각하면 어쩌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크리스마스이브를 외롭게 보내던 주인공이 결혼 소개 업소를 통해 자신의 이상형인 여성을 만나 결혼을 하고 1년 동안 신혼 생활을 보내게 되는 시뮬 게임인 Cocktail Soft(カクテル・ソフト)의 PC98용 커스텀 메이트 3(カスタムメイト3).
몇 주 전에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이 게임을 소개하는 글을 읽게 되었을 때 문득 여러 가지 실험이 떠올랐는데, 1년 365일 그것도 시간대마다 진행해야 하고 성인용 게임이다 보니 밤의 부부 관계에 초점을 둬 후반으로 갈수록 지루해지는 문제점이 있어 제대로 해본 적이 없지만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1. 구두쇠 남편이 되어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여 월급을 많이 받고 소비를 극도로 줄이는 방법으로 재산을 최대로 늘려 보자.
2. 바람을 피우던 사실을 아내에게 들켰을 때 아내는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가출, 이혼, 맞바람?)
3. 모든 일이 귀찮은(출근하지 않거나 직장에 가서 시간만 보내고 식사도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퇴근 시간이 되자마자 동료와 시간 보내기 싫어 곧바로 귀가하지만 아내와 교류를 갖지 않고 잠만 자는) 남편의 말로는?
4. 아내의 성욕구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자기만족에만 신경 쓰는 남편의 말로는?
5. 너무 음란한 아내 때문에 정력제의 도움을 얻으며 밤 지새워 열심히 허리를 흔들어야 하는 남편의 말로는?
6. 임신, 출산 이벤트는 등장하는가?
7. 섹스리스 부부가 되어 보자.
비행기 조종사가 되는 과정을 그린 PS용 파일럿이 되자!(パイロットになろう!)를 잠시 해봤는데 비행기 조종사의 자격증을 얻기 위해 수평 비행, 상승, 하강을 비롯해 공중전 등 각 과정을 수료해야 합니다.
하지만, 교관이 공짜로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기에 과정마다 교습료를 내야 하고 이 교습료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여 돈을 마련해야 하는데 아르바이트에서는 비행기를 조종하여 택배를 비롯해 여러 가지 임무를 해야 하더군요.
바로 여기에서 보이는 오류는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는 자격증을 얻기 위한 교습료를 마련하려고 비행기를 조종한다는 것으로 운전 면허증을 위해 운전교습소의 비용을 마련하려고 무면허인 상태에서 자동차를 몰면서 돈을 번다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현실에서 가면허라는 것이 존재하고 게임에서 말하는 자격증이 전문적인 조종사를 위한 자격증일 수도 있겠지만 교습 내용이 매우 초보적인 것부터 설명하는 것을 봐서는 그런 것 같지가 않고 비행기의 상승, 하강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주인공이나 그런 주인공에게 일을 맡기는 업체 모두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대표 트레이딩 카드 게임이자 매우 다양한 카드와 전략으로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매직 더 개더링(Magic The Gathering).
저는 10여 년 전에 이 카드 게임을 알게 되었는데 초기에는 다양한 카드의 능력과 복잡한 규칙 때문에 어렵기만 했지만 잡지 인터하비와 인터넷 동호회에서 여러 정보를 얻고 조금씩 모은 카드로 덱을 만들어 여러 사람과 듀얼을 하면서 게임의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Type 2에 관심이 없었기에 공식 토너먼트 대회에는 참가하지 않았고 승리보다는 재미에 관심을 두었으며 듀얼보다는 여러 명이 팀을 나눠서 대결하는 것을 더 좋아했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돈과 시간을 쏟아 부으며 다양한 카드를 모아 자신만의 전략에 맞는 덱도 만들면서 약 1년 반 동안 열심히 즐기다가 IMF의 영향으로 지방 매직 판매점이 문을 닫으면서 결국 그만두게 되었는데 머지않아 다시 즐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카드들을 팔지 않고 보관하고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돈과 시간문제도 있고 해서 다시 하기는 쉽지 않겠더군요.
그래서 이제 추억의 산물로 남게 된 매직 더 개더링 카드들을 몇 개 찍어 봤습니다.
같이 매직을 즐기던 사람들이 특정 카드(전설 카드, 드래곤 카드 등)로 바인더를 장식하는 것을 보고 Phil Foglio, Kaja Foglio, Rebecca Guay, Mark Zug가 그린 그림이 들어간 카드들을 모아본 것으로 Phil Foglio와 Kaja Foglio는 부부라서 관심이 생겼고 Rebecca Guay와 Mark Zug는 그림체가 마음에 들었던 것인데 일부 비싼 카드도 있지만 대부분 보통, 특별 카드가 많았고 주변 사람들도 도와줘서 수집이 그리 어렵지 않았었지요.
특별, 희귀 카드 중에서 어느 정도 가치가 있거나 덱 작성에 필요한 카드들을 바인더에 보관한 것으로 마법물체 카드로 구성하여 상대방의 손이나 서고를 공격하는 덱이나 단색(흑색, 백색) 카드로 구성하여 각 생물 카드들은 강하지 않지만 조합을 통해 상대를 공격하는 덱을 주로 만들다 보니 바인더에 있는 카드들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더군요.
가장 개수가 많은 색상별 보통 카드의 관리가 쉽지 않아 비어 있는 스타터 덱 케이스를 여러 개 얻어 종류 및 색상에 따라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흑색 카드 흑사병처럼 매우 뛰어난 카드들도 많기에 이런 카드들로 덱을 만들어 보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사진은 잡지 인터하비에서 소개된 플레이에 있는 발동비용 0짜리 생물을 무한으로 희생하여 상대에게 무한으로 피해를 주는 덱을 보고 따라 만들어 본 것으로 콤보가 빠르고 쉽게 발동하여 재미가 있었던 반면 목스 다이아몬드 등 비싼 카드가 많아 덱 완성하는데 돈을 많이 썼었지요.
비발디의 사계,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과 제9번 등 우리에게 친숙한 클래식도 많지만 보통 지루하고 딱딱하여 잠자기 딱 좋다는 이유로 멀리할 때가 잦은데, 2001년 우주 오디세이, 아웃 오브 아프리카, 지옥의 묵시록, 플래툰 등의 영화에서 특정 장면에 딱 어울리는 클래식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하여 분위기를 한층 돋우기도 하고 디즈니의 환타지아 시리즈처럼 아예 클래식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 것도 있으며 베토벤 바이러스나 노다메 칸타빌레처럼 드라마나 만화의 소재로도 사용되어 큰 인기를 얻은 예도 있습니다.
이처럼 클래식도 여러 문화와 결합하여 그 문화의 완성도를 더 높이는 예를 봤을 때 게임에서도 클래식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하여 그 분위기를 잘 살린 것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찾아봤더니 알고 있는 게임이 그리 많지 않아 몇 개만 눈에 띄던데 또 다른 게임이 있다면 언급 좀 해주세요.
(단, 리듬 액션 게임 등 음악이 게임 자체인 것은 제외했습니다.)
01. DOS용 어스웜 짐 2(Earthworm Jim 2)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진 우주복에 의해 강력한 힘을 얻게 된 지렁이 짐이 등장하는 액션 게임으로 악당에게 납치당한 여자친구를 구출한다는 평범한 설정이지만 지렁이가 주인공이라는 설정답게 독특한 기술로 여러 고난을 이겨내고 각 스테이지도 유머를 느낄 수 있게 꾸며져 있어 재미있게 했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14번 '월광'에서 제1악장과 제3악장이 사용되었는데, 주인공 짐이 원래의 모습인 지렁이로 돌아가 인간의 몸속 창자처럼 꿈틀거리는 통로를 돌아다니며 목적지에 도착해야 하는 스테이지에서 느리고 반복되는 음조로 야상곡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제1악장과 지렁이가 흐느적거리며 느릿느릿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잘 어울렸으며 악당과 동시에 출발하여 앞을 가로막는 여러 장애물을 피하며 열심히 달려 여자친구가 있는 목적지까지 먼저 도착해야 하는 마지막 스테이지에서 맹렬히 다가오는 파도처럼 매우 빠르게 진행되는 음조의 제3악장과 쉴 틈도 없이 무작정 뛰어야 하는 스테이지의 구성이 상당한 긴장감을 느끼도록 했습니다.
02. SFC용 하멜의 바이올린(ハーメルンのバイオリン弾き)
마왕의 부하들이 마을을 습격하려는 그때,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용자 하멜의 등장에 의해 위기를 벗어나고 마을을 구해달라는 소녀의 부탁을 듣고 소녀와 함께 마왕 퇴치에 나서게 된다는 액션 게임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했을 때 나타나는 음표로 공격하거나 여러 장치를 조작하고 때로는 뒤에 따라오는 소녀를 던지는 등 좀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하며 아기자기한 게임 배경과 캐릭터를 통해 동화적인 분위기를 잘 연출하고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차이콥스키의 발레 음악 '호두까기 인형'에서 작은 서곡 그리고 꽃의 왈츠, 모차르트의 교향곡 제25번에서 제1악장 그리고 레퀴엠, 바흐의 G 선상의 아리아 그리고 예수는 인간 소망의 기쁨 되시니 등 귀에 익숙한 클래식이 등장하여 게임의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습니다.
03. SFC용 극상 파로디우스(極上パロディウス)
Konami(コナミ)에서 제작한 게임에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를 사용하여 그라디우스(グラディウス)의 패러디 슈팅 게임으로 제작한 파로디우스 시리즈 중 하나로 각 캐릭터의 독특한 공격 방법과 시리즈 특유의 풍자와 유머 그리고 숨겨진 스테이지 등 다양한 요소로 돋보였는데, 게임기의 성능 한계인지 일부 스테이지에서 좀 느려지는 현상이 있어 아쉬웠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에서 서곡, 로시니의 오페라 '빌헬름 텔'에서 서곡, 모차르트의 터키 행진곡, 바그너의 악극 '니벨룽의 반지'에서 제3막 '왈큐레',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제9번에서 제4악장 등의 클래식을 비롯해 캐릭터 주제곡과 여러 경음악을 편곡하여 배경음악으로 사용하였는데, 전체적으로 신 나는 분위기의 음악이지만 지그재그로 된 도로를 배경으로 여러 신호에 따라 등장하여 뒤에서 쫓아오는 적들의 공격을 피해 빠르게 통과해야 하는 스테이지에서는 '빌헬름 텔 서곡'이 사용되어 경쾌하고 매우 빠른 질주의 긴장감을 느끼게 하였고 화면 전체를 거의 다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 전함이 등장하는 스테이지에서 '왈큐레'가 사용되어 그 웅장함을 더욱 돋보이게 했습니다.
04. PC98용 은하영웅전설 4 EX(銀河英雄伝説4 EX)
국내에도 큰 인기를 끌었던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전략 게임 시리즈 중 하나로 국내에도 DOS 시절에 한글화되어 출시되었는데, 모든 상황 정보를 토대로 전략을 짜야 했던 전작과 달리 한 개인의 관점에서 게임을 진행하여 전략의 폭은 좁아졌지만 공적을 쌓아 더 높은 직위를 얻거나 쿠데타로 정권을 바꾸는 등 키워나가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오프닝을 비롯해 전략, 전술, 전투 화면에서 클래식이 다양하게 사용되었고 게임 선곡을 이용해 자신의 입맛대로 곡을 선택할 수 있게 하였는데,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 바그너의 악극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바그너의 악극 '니벨룽의 반지', 바그너의 악극 '탄호이저', 라벨의 '볼레로',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제9번에서 제4악장, 베토벤의 교향곡 제3번에서 제1악장,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8번 '비창'에서 제2악장, 파벨의 캐논 등이 사용되었습니다.
05. WIN용 홈월드(Homeworld)
우주를 배경으로 완벽한 3차원 공간에서 펼쳐지는 실시간 전략 게임으로 혁신적인 그래픽과 뛰어난 이야기와 설정, 상성 관계 등 여러 부분에서 극찬을 받으며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복잡한 인터페이스와 높은 사양 때문에 큰 인기를 얻지 못했던 비운의 작품이기도 하였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첫 일화의 거대한 모선이 정비를 마치고 기나긴 여정을 시작하려는 모습에서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가 사용되어 그 여정이 쉽지 않음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2007년 6월 30일에 PC98용 메타녀(メタ女 ~ 府立メタトポロジー大学付属女子高校SP)의 한글화 패치 Ver 0.98을 배포한 후 더는 한글화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게 되어 이 패치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는데, 2년 가까이 지난 어제 제 블로그를 방문해주신 에리지나 님께서 노리코가 배신하는 엔딩 부분이 한글화되지 않았다고 댓글을 남겨주셔서 곧바로 확인을 해봤더니 말씀 그대로 노리코가 배신하는 엔딩의 스크립트를 한글화하지 않은 상태로 배포하였다는 것을 알게 되어 서둘러 그 부분을 한글화하게 되었습니다.
2년 가까이 깨닫지 못했던 부분을 지적해주신 에리지나 님께 감사드리며 혹시 발견하지 못한 오류를 찾아내어 글을 남겨주시면 더욱 나은 패치가 되는 데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합니다.
한글화 패치는 변함없이 제 사이트인 PC98 Library ( www.pc98lib.wo.to )의 Han-Patch 코너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어린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주는 문화(만화, 게임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던데, 어제 오후에 TV를 보니 사행성 게임(TCG 유희왕, 경품 뽑기 등)에 빠져 있는 아이들의 인터뷰와 함께 문제점을 제기하는 방송을, 저녁에 KBS 1라디오에는 게임 중독에 빠진 아이들이라는 주제로 토론하는 방송이 있었습니다.
그중에 라디오 방송에서는 토론에 참여한 사람 대부분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고 성격을 폭력적으로 만들며 단지 스트레스 해소만 있을 뿐 학습 효과 같은 것이 전혀 없으므로 플레이 시간을 강제하거나 게임 업체에서 부모에게 아이들이 어떤 게임을 하는지 알려야 한다고 주장하던데 아무리 정부에서 차세대 유망 산업(?)으로 키우겠다고 주장해도 사회 전반에 이런 인식이 퍼져 있는 한 게임(물론 만화와 애니메이션도)은 하위문화로 존재할 수밖에 없을 것 같더군요.
(현 대통령의 주장대로 N사의 게임기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게임기를 개발한다고 해도 이런 상황에서는 학습용 소프트웨어만 나오겠네요)
그리고 토론에 참여한 사람 중에 게임 중독에 빠진 자신의 아들을 외국으로 유학을 보냈더니 속도가 너무 느려 게임(아마도 온라인 게임을 지칭한 것 같음)을 제대로 즐길 수 없는 상황이라 게임에 대한 흥미를 잃으면서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소개하던데 온라인 게임 말고도 혼자서 게임기나 컴퓨터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은 얼마든지 있으며 그게 사실이라면 아예 미국이 아니라 인터넷 회선 그리고 컴퓨터가 전혀 없는 아프리카 오지로 유학을 보내야 성과를 제대로 얻을 수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