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에 책을 좀 사러 시내에 있는 교보문고에 갔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원하던 책을 찾다가 만화 & 애니 관련 코너에서 저패니메이션 하드코어 - 에로틱 아니메 분석 가이드라는 제목의 책이 눈에 띄었는데, 이것도 일본 쪽 성인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를 소재로 한 책인 것 같아서 아주 잠깐 읽어 봤습니다.
서양인(=영국인)의 눈으로 본 일본 성인 만화 및 애니에 대해서 쓴 책이라는데 그림 하나 없이 글자만 빼곡하게 있으면서 값은 22,000원이라서 비싼 느낌이 듭니다.
크림 레몬이라든가 나가이 고의 작품들, 게임을 원작으로 한 애니를 예로 들면서 성적 코드를 제시하고 있는데 저는 본문 대신 주석만 대충 읽어 보니 1960년대에 섹스할 때의 음성을 녹음한 테이프인 핑크 카세트를 출퇴근 시간에 듣는 사람들이 있었다든가 OVA 플라스틱 리틀이 영국의 애니메이션 잡지인 망가 아니메(아니메 망가?)에 광고가 실린 적이 있지만 XX의 이유로 유두가 삭제되었다는 이야기 등 독특한 이야기가 눈에 띕니다.

그리고 제가 인터넷 서점인 YES24에서 이 책에 대한 독자 리뷰를 읽어 보니 번역서를 읽느니 그냥 원서를 읽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자 리뷰를 보면 캡틴 츠바사를 미식축구 만화라고 소개하는 등 오역이 많이 보인다는데 정말 이런 책을 출판하려면 일본 성인 애니 및 만화에 대해 전반적인 지식을 갖춘 사람들에게 감수를 맡겨서 제대로 된 번역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올바른 모습의 책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p.s 이 책의 옮김이에 세종대 만화 애니메이션 학과 교수인 한창완 씨(TV나 라디오 문화 프로에 자주 나오는 사람)가 적혀 있는데 왜 이런 오역투성이의 책이 나오게 했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자기 이름만 쓴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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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화가 야마다 나이토(やまだないと)의 작품에 대해서 검색하던 중에 L'amant(ラマン)를 원작으로 하여 제작된 영화를 소개하는 사이트가 눈에 띄었습니다.

후타바샤(双葉社)의 청년 취향의 만화 잡지인 주간 망가 액션(週刊漫画アクション)에 연재한 L'amant(ラマン)는 15세 생일을 맞이한 여학생이 이유도 알 수 없이 세 명의 중년 남자들에게 1년간 몸을 파는 계약을 맺고 그들과 함께 생활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인데, 영화의 공식 사이트에서 소개를 읽어 보니 만화책과 달리 주인공이 17세의 여학생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일본 국내법 때문에 수정이 가해진 것 같습니다.)
공식 사이트에 올려져 있는 예고편을 보니 만화책에서 볼 수 있는 분위기를 충실히 살리려고 노력한 것 같고 2004년 밴쿠버 국제영화제에 정식으로 초청된 작품으로 2005년 2월부터 차례로 일본 국내에서 상영되고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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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녹화한 EBS의 애니토피아를 보던 중에 끝 부분에 애니메이션 제작사 연필로 명상하기에서 제작 중인 국내 장편 애니메이션인 소중한 날의 꿈을 소개해주던데 데모 영상에서는 담다디로 유명한 가수 이상은이 부른 비밀의 화원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왔고 제 취향에 맞는 서정적인 분위기라서 내용만 괜찮다면 한번 극장에서 보고 싶은 작품입니다.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연필로 명상하기의 사이트에서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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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 방식의 롤플레잉 게임인 WIN용 플레인 스케이프 토먼트(Planescape Torment)의 초반에 등장하는 이벤트.

주인공인 이름없는 자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온갖 싹수없는 욕을 하면서 동료가 되는 것을 싫어하는 안나.
그녀를 동료로 맞이한 후에 시길의 길거리에 있는 어느 창녀에게 말을 걸어봤습니다.


주인공은 창녀에게 잃어버린 것(기억과 사라진 일지)의 소재에 대해 물었는데 창녀는 xx를 생각했었나 봅니다.
아무튼 창녀를 따라가려는 찰나.


주인공을 싫어하면서도 주인공이 창녀를 따라가는 것에 대해 화를 내는 안나.


바로 감각의 제국.

화가 치민 안나가 주인공의 거시기를 잘라버리겠다니 일본 영화 감각의 제국(愛のコリ-ダ)이 생각나더군요.
안나의 그런 말에 거시기를 자르는데 돈을 내야 하냐며 되묻는 주인공.
주인공은 불사신이니 거시기를 잘라내 봤자 다시 붙이면 될 거로 생각하지만 그렇게 되묻는 주인공도 정말 바보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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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늦게 드디어 WIN용 플레인 스케이프 토먼트(Planescape Torment)의 결말을 보게 되었습니다.
9월 초부터 즐겼으나 중간에 WIN용 심즈 2(The Sims 2)로 인해 잠시 그만두다가 추석 때부터 다시 즐겼으니 약 50일 정도의 플레이 시간이 들었네요.

마지막 부분에선 주인공의 죽음인 초월자와 만나고 대화를 통해 그를 융합시키는 방법으로 이끌어서 전투 없이 엔딩을 봤습니다.
엔딩에서 주인공을 향한 믿음을 간직한 채 초월자의 손에 의해 목숨을 잃었던 동료를 남겨두고 혼자서 블러드 워로 떠날 줄 알았더니 소생술로 동료를 살린 후에 떠나고 래벌의 `무엇이 인간의 본성을 바꾸는가?`라는 말과 함께 끝을 맺네요.

철학적이며 깊이 있는 이야기를 보여주기에 게임 진행 중에 이해가 어려운 부분도 많았지만 `무엇이 인간의 본성을 바꾸는가?`에 대해 게임에서 드러난 답변은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후회와 반성을 통해 삶을 되새겨 보자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자신의 후회에 대해 쓰는 선택지 중에는 `후회할 만한 것이 없다는 것이 후회스럽다.`라는 부분도 있더군요.)

화려한 마법을 기대하며 마법사로 전직하여 게임을 진행했건만 실제 전투에선 레벨 3 이하의 마법들(최고 9레벨의 마법까지 존재함)만 사용하고 대부분의 전투에서 해골머리 모트와 기스저라이 다콘이 근접전을 치르고 뒤에서 프리스트(=성직자)인 서큐버스 그레이스 여사의 치료 마법으로 진행하다 보니 주인공은 그냥 전투하는 모습을 쳐다보는 신세가 되어 버리더군요.
(게임 자체의 전투 난도가 낮은 점도 한몫했겠지요.)

AD&D 방식의 롤플레잉 게임 중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즐기고 엔딩까지 본 작품으로 주인공의 연인인 데이오나라가 체험한 것이 들어 있는 감각석 이벤트 등 저에게 많은 감동을 준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p.s. 게임을 끝내고 보니 영화 메멘토와 토탈리콜이 생각납니다.
죽을 때마다 자신의 기억이 사라지기에 몸에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새겨 놓은 주인공의 모습에서 영화 메멘토, 실패할 것을 염두에 두고 모든 일을 하나하나 밟아나가 자신의 몸을 이끌 또 하나의 그가 자신이 생각한 대로 움직이도록 한 점에서 영화 토탈리콜이 연상되기 때문입니다.

p.s. 팔콤(日本ファルコム)의 이스(イース) 시리즈에 등장하는 주인공인 아돌이나 플레인 스케이프 토먼트의 주인공인 이름없는 자나 오랜 세월 동안 주인공을 향한 사랑을 간직한 채 헤어져야만 했던 여성이 많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p.s. 막바지에서 이름없는 자의 진짜 이름을 알게 되지만 게임 내에서 보여 주지를 않습니다.
다만 진짜 이름을 알게 되면서 `이렇게 간단한 이름이었단 말인가?`로 끝을 맺던데 정말 진짜 이름이 무엇인지 궁금해지는데, 이름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두가 그를 알게 되고 그가 숨을 곳이 없어진다는 점에서 오히려 이름을 갖지 않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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